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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서 양수 터진 임산부…분만실 없어 200㎞ 날아 서울서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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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임산부 등의 응급환자 헬기 이송 총 639건
도소방 “구급서비스 운영 통해 소방헬기 출동 줄이겠다”

◇지난 6일 새벽 4시28분께 속초의 한 리조트에서 임산부 A(여·38)씨의 양수가 터졌다는 남편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A씨를 소방헬기로 서울에 위치한 병원까지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분만실이 부족한 강원 지역의 임산부들이 소방헬기를 이용해 ‘원정 출산’까지 나서고 있다. 소방헬기가 수백㎞ 이상을 날아가는 타지역 출동이 잦아지면서 구조 활동과 화재 진압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일 새벽 4시28분께 속초의 한 리조트에서 임산부 A(여·38)씨의 양수가 터졌다는 남편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은 분만의료기관을 보유한 강릉의 대형병원으로 A씨를 이송하려 했으나 병원측은 “분만실 병상이 부족해 수술과 입원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태아가 자궁 안에 거꾸로 자리 잡고 있어 분만의료 없이 그대로 출산할 경우 자칫 산모와 태아 모두 부상을 당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119구급대원들은 소방헬기 긴급출동지원을 요청, 200㎞ 가량 떨어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A씨를 이송했다. A씨는 무사히 출산을 마쳤으며,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방헬기를 통한 임산부 등의 응급환자 이송 건수는 총 639건이다. 분만실이 없는 이유로 소방헬기를 통해 타지역으로 긴급 이송되는 임산부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원주와 양양에 각각 1대씩 소방헬기를 배치해 운용하고 있는 도소방본부는 임산부 등 환자 이송 출동에 따른 소방헬기 운용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릉에 소방헬기 1대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감염병 안전 분만의료기관 인프라가 취약한 영동지역의 임산부가 발열이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경우 영서지역이나 수도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기 때문에 헬기 출동이 불가피하다”며 “분만취약지역 119구급서비스를 적극 운영해 임산부 이송을 위한 소방헬기 출동횟수를 줄여 나가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활동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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