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코로나19 엔데믹 시대, 감염병 경각심 더 가져야

내일(6월1일)부터 대부분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된다.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며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가 없어진다. 대신 5일간의 격리가 권고된다. 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을 제외한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도 ‘권고’ 수준으로 내려간다. 코로나19 확진자 통계는 주 단위 발표로 바뀐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4개월여 만이다. 이제 코로나19가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상태로 진입했다는 선언이다. 물론 방역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감염병에 대한 긴장은 늦추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일 전국적으로 1만명 이상, 1주일에 10만명이 넘는 환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인플루엔자(독감) 유행도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20주 차(5월14~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세 환자 수는 25.7명으로 전주(23.4명) 대비 늘었다. 이번 절기(2022~2023년) 유행 기준(4.9명)의 4.8배에 이른다. 독감은 코로나 증세와 비슷한 급성호흡기감염증이다.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걸렸다면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 격리처럼 스스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서 코로나 예방을 위해 실천한 외출 후 양치·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공공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와 함께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병상·인력 동원 및 백신 확보에 대한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감염병 대유행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교란, 지속적인 세계 총인구 증가, 항생제 내성 증가 등으로 인해 감염병 유행의 위험성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조치가 대부분 해제되는 만큼 모두가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병에 대한 경각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은 인명 피해, 고통과 불편, 경제적 어려움 등 많은 상처를 남겼다. 이를 교훈 삼아 올바른 대응과 지속적인 방역 노력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병이 또 발생하더라도 인명 피해 및 사회·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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