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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고(故) 차성도 중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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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군인정신을 보이며 순국한 젊음이 있다. 1980년 DMZ 442고지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수색 작전 중 은거하던 북한군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았다. 북한군 2명을 사살하며 도발 야욕을 격퇴했으나 안타깝게 교전 중 김윤길 하사가 산화했다. 7사단 맹호중대장으로 근무한 고(故) 정경화 소령은 1977년 DMZ 지뢰 제거 작전 중 부식된 지뢰의 안전핀이 부러지자 지뢰에 자신의 몸을 던져 부대원을 살렸다. 강릉고 3회 졸업생으로 순직 당시 29세였다. ▼고 차성도 중위의 숭고한 희생정신도 숙연하게 한다. 경남 울산 출신의 고인은 1970년 육군3사관학교 1기로 임관해 27사단 소대장으로 배치됐다. 임무 수행 중 1970년 5월13일 소대 야간훈련에서 부하가 놓친 수류탄을 온몸으로 덮쳐 복부파열상을 입고 현장에서 장렬히 산화했다. 고인은 절명의 순간에도 ‘나 이외에 다친 사람은 없느냐’며 부하를 먼저 생각할 만큼 투철한 군인정신을 지녔다. 중위로 추서돼 국립현충원에 잠들었다. ▼고인을 기리는 흉상은 2001년 9월 27사단 독수리연대에 건립됐다. 이후 고인이 졸업한 울산 병영초교, 울산공고, 3사관학교에도 세워졌다. 2011년부터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모범 소대장 5명을 선발해 ‘차성도 상’을 수여하고 있다. 국방개혁으로 27사단이 해체되자 흉상을 15사단 내 ‘이기자부대 역사공원’으로 이전, 올해부터는 15사단에서 추모식을 이어 가며 고인이 보여준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내 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모윤숙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이다. 순국한 젊음에 감사의 마음과 희생의 군인정신을 담았다. 얼마 전 고 차 중위 추모식에서 참군인의 모습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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