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아동청소년 행복해야 공동체의 미래도 밝다

강원도교육연구원의 2022 아동청소년 행복지수 측정 결과 도내 아동(초등 4~6학년)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는 ‘학습 부담이 너무 클 때’가 22%로 가장 많았다. 5명 중 1명이 학업이나 성적 압박이 심할 때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도내 청소년(중고생) 5명 중 1명도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로 ‘성적에 대한 압박이 심할 때’(21.2%)라고 답했다. 반대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아동과 청소년 모두 ‘좋아하는 일을 실컷 할 수 있을 때’를 제일 많이 선택했다. 아동이 35.3%, 청소년이 43.6%다.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동 29.9%가 ‘화목한 가정’을, 청소년 31.8%가 ‘돈’을 꼽았다. 연령이 낮을수록 행복의 가치를 가정에 두는 반면 나이를 먹으면 ‘돈’을 우선시한다. 걱정이다. 이대로라면 성장할수록 행복을 못 느끼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달 초 발표된 전국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2학년 2,231명을 대상으로 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2023 아동행복지수’ 조사도 주목할 만하다. 86.9인 1,940명의 행복지수가 ‘하(下)’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행복지수 ‘하’에 속하는 비율이 1년 전보다 2.5포인트 증가했다. 우리는 남과 비교하며 끊임없이 경쟁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키운다.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에 내몰려 학습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강요받고, 일상에선 SNS를 통해 계속해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카페인(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우울증에 빠진다. 가정이 곪아 가면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방치되고 있다. 건강한 가정이 많아야 사회가 건강하다. 그래야 국가의 장래도 밝다. 다시 한번 가정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는 어른들의 책임이다. 또한 불행한 가정이며 지역사회요, 국가다. 경쟁이 아이들의 행복과 사회의 미래까지 잠식하고 있다. 청년 세대는 집값 부담에 고용 불안까지 겹쳐 이런 나라에선 미안해서 아이를 못 낳겠다고 한다. 아이들이 살 만한 나라가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공동체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일상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가족 공동체의 복원, 여가의 확대, 학업과 생활의 균형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 가야 할 시점이다. 대한민국, 강원도, 그리고 지금의 가정에 다시 태어나고 싶은 아이들이 많아져야 우리의 앞날을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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