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취임 1주년을 지나면서 첫 개각에 대한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는 큰 폭의 개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중폭 개각이 임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보고받고 "국면 전환용 개각은 없다", "장관이 2년은 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이 있을 거라는 일부 정치권 전망과 언론 보도와 달리 현재까지 특별한 개각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쇄신을 명분으로 참모를 제물 삼아 국면 전환을 노리는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겠다는 인사 철학이 꼽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일찌감치 "인사는 상황이 될 때 하는 것"이라며 연초 개각설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취임 1주년을 전후로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자 지난달 18일 국무회의에서 다시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으라"고 장관들에게 당부했다.
윤석열 정부가 설정한 장기 과제 위주의 국정 로드맵도 이런 기류가 형성된 한 이유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는 좁은 인재 풀도 고민거리일 수 있다. 더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후보군에 속한 인사들이 출마를 고심하면서 후보군이 더 협소해진 분위기다.
인사 검증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여야간 첨예한 대치 정국에서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열릴 경우 야당의 대대적인 공세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현 인사청문회 제도 아래에서 적임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실제 일부 부처는 장관 후보자 지명을 염두에 두고 두 자릿수나 되는 인사를 물밑 검증했으나, 결국 적임자 낙점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