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은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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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출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다윈의 사도들’

“다윈 없이는 생명을 이해할 수 없죠. 그리고 생명은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DNA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해 20세기 생물학 그 자체로 평가받았던 노벨상 수상자 제임스 왓슨이 ‘왜 다윈이 중요한가?’라는 물음에 답한 말이다.

강릉 출신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 교수가 ‘다윈의 사도들(Darwin’s 12 Apostles)’을 펴냈다.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 이론의 창시자 찰스 로버트 다윈이 왜 중요한지, 그의 탄생으로부터 214년이 지난 지금 세계 12명의 다원주의자들을 인터뷰하고 진솔한 내용을 실은 대담집이다.

한국 사회에서 다윈주의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온 최 교수는 다윈을 붙잡고 생물학부터 철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연구해 온 이들과 함께했다. 다윈주의의 기원지로 일컬어지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50년 가까이 다윈 핀치(되새류)를 연구한 피터 그랜트·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를 시작으로 다윈의 삶과 업적, 그의 성격과 행적을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재현해 낸 ‘찰스 다윈 평전’ 저자 재닛 브라운까지 다양한 분야의 제자들은 다윈의 진화론적 통찰이 과학부터 경제학, 철학에 이르기까지 학문 세계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이들과 찰스 다윈이 어떤 ‘인간’이자 ‘과학자’였는지, 다윈이 썼고 생물학에서 사용되는 ‘진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 책에 등장한 다윈의 사도들은 진화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 그리고 도대체 왜 다윈이 중요한지 따진다.

최 교수가 만난 다윈의 제자들은 대체로 스승을 칭송하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그러나 때로는 내뱉은 말을 주워 담았다. 담론집에는 책과 강연에서 접할 수 없는 제자들 내면 깊숙한 곳의 이야기들도 담겨 눈길을 끈다. 독자들은 다윈의 진화론이 왜 생명 과학의 가장 근본 원리로서 받아들여지고, 또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고 경제 위기와 정치적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 교수는 “하버드대 전설적인 인류학과 교수 어빈 드보어는 ‘인간 진화 생물학’ 강의를 마치며 ‘우리는 여전히 다윈의 샘으로 돌아가 그의 물로 목을 축인다’고 했다. 우리가 아무리 새로운 걸 발견한 것 같아도 우리는 모두 지금 무덤에 누워 있는 다윈에게 우리 모두의 생각들을 고이 가져다 바치고 있다. 현대의 다윈 사도들은 여전히 관찰 중이고, 그 덕에 다윈의 진화론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라고 했다. 사이언스북스刊. 476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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