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나, 너, 세상을 만나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김명진 작가, 오는 30일까지 춘천 이상원미술관에서 ‘Collage-콜라주’ 전시 펼쳐

◇김명진 作

“검은 빛은 고해 하는 장소 같다. 자아와 투사 된 대상에서 싸우듯이, 때론 화해하듯이 서로 안부를 묻는다”

이상원미술관은 올해 첫 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30일까지 김명진 작가의 ‘Collage-콜라주’ 전시를 펼친다.

이번 전시에서는 콜라주 기법이 사용된 회화 25점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매우 어두운 배경에 한지 조각들을 찢어서 붙이고 다시 물감을 칠하는 방법을 반복한다. 소년, 여성, 왕, 커플 등과 같은 단순한 인물을 다루지만 찢어 붙인 한지와 물감 층으로 인해 불분명한 형태로 변화한다. 작품의 절반 가까이를 이루는 검은색 바탕은 한 가지 물감으로 만든 색이 아닌 먹과 수성 안료, 재를 혼합해 만든 것이므로 더 깊고 짙다.

그는 하나의 이미지를 제작할 때 자신의 유년 시절의 심리나 작가와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받았던 모든 관계를 녹여낸다. 다소 친절하지 않은 그의 작품은 수없이 덧붙이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저 작품 안에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그의 손끝에서 무수한 변화를 겪는다. 자신의 삶을 둘러싼 진실한 고백이 담긴 작품에 절로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특히 그의 말처럼 작품을 보고 있으면, 고해의 방에 홀로 놓여진 기분이다. 오랜 시간 묵혀둔 감정을 토해내야 할 것만 같다.

혼돈의 작품 속에서 김 작가의 작품은 쉽사리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그의 고민이 작품 곳곳에 담겨 있어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그만이 갖고 있는 삶의 알맹이들이 빛처럼 부서진다. 김명진 작가는 “기억과 포개진 일상 아래에서 자아와 공동체의 관계를 살핀다. 조각난 단상의 등장인물은 끊어진 이야기를 수습하고, 때로는 서로를 껴안는 식의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