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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전여빈,“신영극장에 무조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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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출신 배우 전여빈,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후원 동참
11일 신영서 영화 ‘애프터썬’ 씨네토크 참여해 관객과 소통

◇배우 전여빈이 지난 11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열린 영화 ‘애프터썬’ 씨네토크에 참석한 모습.

“강원도 유일무이한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신영극장으로부터 오랜만에 들려온 소식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고, 무조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마음으로 왔어요.”

지난 11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하 신영극장)에는 배우 전여빈이 후원 캠페인 ‘신영극장을 부탁해’ 일환으로 영화 ‘애프터썬’ 씨네토크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강릉 출신인 전여빈은 촬영으로 한창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신영극장을 찾아 극장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후원 동참을 부탁했다.

그는 “강릉시 토박이다. 19살 때까지 나고 자란 동네이기도 하고 놀랍게도 신영극장에서 일하고 있는 송은지 강릉씨네마떼끄 사무처장이 고교시절 짝꿍이었다. 신영극장이 정동진독립영화제 사무국이기도 한데 영화제가 저한테 추억이 많은 곳이라 뭐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 강릉 사는 사람들한테는 신영 앞에서 만나라는 말이 있다. 신영 아니면 맥날(맥도날드), 대투(대한투자신탁증권)에서 만나곤 했는데 인기 장소가 신영이었다. 고등학생 때 지금과는 다른 자리에 있던 신영극장에 혼자 영화를 보러 가면, 영화가 끝나고 한 자리에서 똑같은 영화가 상영됐는데 나가라는 사람이 없어서 봤던 걸 또 보며 시간을 보냈다. 현실을 안전하게 도피하는 수단이자 공간이었다”고 추억을 공유했다.

◇배우 전여빈이 지난 11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열린 ‘애프터썬’ 씨네토크에 참석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현정기자

그는 또 “이후 신영극장에 와서 문소리 선배가 연출한 ‘여배우는 오늘도’로 관객들을 만나 기쁘게 ‘접속’됐었고 ‘죄많은 소녀’GV를 신나게 했던 기억이 난다. 제가 출연한 ‘여자들’과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도 상영했었을 거다. 상영관이 중요한 이유는 소통의 예술인 영화가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목격해 주시는 관객분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목격한 순간부터 가능성이 무한해진다. 그 시간들이 저에게 기회의 순간이었고 저는 이 장소와 또 독립영화, 예술영화에 굉장히 애착이 크다. 상업 진영에서는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야깃거리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저는 그걸 너무나 사랑하고 갈구하기 때문에 소통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너무 크다. 그래서 어떻게든 신영을 지키고 싶고 지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소통을 더 확장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전 배우는 최근 근황도 소개했다.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를 10개월간 촬영했고 그것을 촬영하는 동시에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진행했다. 두 프로젝트는 무사히 마쳤고 최근 하얼빈이라는 영화에 합류해서 몽골, 라트비아를 다녀왔는데 한국에 들어온 지 이제 일주일”이라고 밝혔다.

◇배우 전여빈과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가 지난 11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열린 씨네토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현정기자

이날 전 배우가 선택한 작품은 샬롯 웰스 감독의 ‘애프터썬’이었다.

그는 “요새 상영중인 좋은 영화를 들고 관객을 만나고 싶었다. 개봉한 지 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지만 저한테 ‘올해의 영화’인셈이다. 20여년 전 아버지와 튀르키예 여행을 했던 몇날의 기록을 보며 파생되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재기록으로 어찌보면 너무나 간결한 이야기인데, 끝내 닿을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사려깊게 느껴졌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날의 향기, 온도, 소리를 넣고 싶어한 감독의 감상이 확 와닿고, 이야기는 단출한 것에 비해서 관객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여백이 상당해서 제 감상이 그 안에서 함께 춤출 수 있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볼 때 다가오는 슬픔이 내 기억이 투영되어서 나를 들여다보게 하기 때문이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서도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고 소감을 공유했다.

그는 애프터 썬을 보고 지나간 자신의 캐릭터인 ‘은정’이가 생각났다고도 고백했다.

전 배우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다큐감독 역이었다. 그 인물을 만나며 가지고 있던 화두 중 하나가 내가 은정이라면 뭘 찍고 싶을까였고 평범한 사람의 하루를 따라가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삶의 평범성 혹은 비어 있는 시간들에서 인간이 태초부터 갖고 있는 외로움을 살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는 인간의 우울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생길 수도 있지만 사실은 인간은 소울풀한 존재라 심장 안에 많은 색깔이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안에 많은 것이 채워지거나 비워지는 날이 있고 너무 뜨거워 재가 되거나 차가워져 굳어져 버리는 날도 있고, 온도와 습도가 좋아서 씨를 뿌리면 잘 자랄 수 있는 상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정이 극 중 상담을 받는 날 어머니와의 일화를 털어놓는데 나는 은정이 어머니와의 불화로 슬퍼한다 판단내리지 않겠다고 감독님께 이야기했었다. 은정은 모르겠다는 말로 상담을 마무리짓고 펑펑 운다. 자기가 왜 우는지도 모른다. 그 이야기가 떠올라 나눠주고 싶었다” 며 “영화 제목 애프터썬이 햇볕에 다 타고 난 피부를 재생시키기 위해 바르는 크림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 지점에서도 감상이 왔다. 이미 다 그을려 버린 화상 위에 바르는 크림이, 당시 아버지를 어루만져주지 못했던 소피의 마음이 이입된 제목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전 배우는 씨네토크 내내 신영극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바라는 건 신영에 와 영화를 즐겨주셨으면 하는 것이다. 강릉에 여행을 오는 분들이 많으니까 신영에 와서 영화 한편 보고, 시장에 맛있는 거 먹고 배가 부르면 경포호수를 걷고 이야기하다가 다리가 아프면 바닷가 카페에 가서 해가 지는 걸 보는 것, 이 일정 괜찮지 않냐고 제안하고 싶다. 좋은 극장도 많지만 우리 신영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오는 18일에는 ‘갯마을 차차차’, ‘천원짜리 변호사’의 공민정 배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종혁 배우가 후원 캠페인 일환으로 신영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배우 전여빈과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가 지난 11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열린 ‘애프터썬’ 씨네토크 후 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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