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린스턴대 허준이 교수가 한국 수학자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 수학계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늘고 있다.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 기초학력 미달의 학생 비율은 중학교 3학년 11.6%, 고등학교 2학년 14.2%였다. 최근 5년간 고2는 2017년 9.9%→10.4%→9%→13.5%→14.2%로, 중3은 7.1%→11.1%→11.8%→13.4%→11.6%로, 오름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부분은 보통학력 수준 이상의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중3 학생은 67.6%→62.3%→61.3%→57.7%→55.6%로, 고2는 75.8%→70.4%→65.5%→60.8%→63.1%로 하락세다. 성취도 평가와 병행된 설문조사에서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가치, 흥미, 학습의욕 등도 일제히 떨어졌다.
다른 조사에서도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보다 스스로 수포자로 여기는 학생의 비율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강득구 국회의원이 올 1월 발표한 ‘2021학년도 전국 수포자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냐는 문항에서 초등학교 6학년 1,496명 중 173명(11.6%), 중학교 3학년 1,010명 중 226명(22.6%), 고등학교 2학년 1,201명 중 388명(32.3%)이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 평가 방식, 나아가 교육과정 자체가 수포자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교 내신 등 대입과 직결된 수학 시험은 제한된 시간에 많은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