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대신할 대리인을 뽑는다. 이것이 바로 선거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국가와 지역을 위해 일하게 될 일꾼을 내 손으로 직접 고르는 과정이다. 유권자들로서는 표로 심판하고 나라와 지역을 대표할 대리인을 뽑는 축제의 장인 셈이다. ▼선거의 기원은 스파르타에서 실시됐다는 기록도 있지만 고대 아테네로 보기도 한다. 아테네의 클레이스테네스는 독재자의 출현을 막기 위해 기원전 508년 도편추방제를 실시했다. 시민들이 모여 국가에 위협이 될 만한 사람의 이름을 도자기 조각에 적어내 6,000표를 넘게 받는 사람은 10년간 국외로 추방되는 제도다. 우리나라 지방선거는 1952년 최초로 치러진 뒤 1961년 ‘5·16' 이후 중단됐다 1991년 부활했다. ▼선거가 유권자들에겐 축제로 불리지만 정작 표로 심판을 받는 후보자들에겐 피를 말리는 시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거는 승자독식 구조의 잔인한 서바이벌게임과 같기 때문이다. 49%의 지지를 얻었다 해도 51%의 표를 가져간 후보자가 승리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뽑는 선거에서 역대 가장 적은 표차로 승부가 결정된 경우는 2008년 6월 치러진 고성군수 보궐선거다. 당시 승자와 패자가 단 1표로 갈렸다. 이것도 동수(同數)가 나왔지만 재검을 통해 확인 과정을 거친 후 최종 1표 차가 된 것이다. 2표 차로 당락이 정해진 선거도 있다.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강원도의원 태백2선거구에서 당시 김연식 후보가 손석암 후보에게 거둔 2표 차 승리가 그것이다. 지난 3·9 대선도 우리나라 대통령 투표 사상 가장 적은 표차로 승자와 패자가 갈린 선거로 기록된다. ▼선거 승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다. 분열된 민심과 지역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당선인들의 몫이다. 정확히 20일 후인 6월1일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치솟는 물가와 코로나로 지친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보듬어줄 우리 시대 진정한 정치인이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