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같이 소중한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이라 부른다.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질병사고 등 죽음의 원인에 대한 분노, 슬픔으로 인한 우울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심하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일 경우에는 증상이 더욱 심하다고 한다. ▼“14년 함께했던 사랑하는 서맨사를 잃고 너무 슬펐습니다. (…) 서맨사의 DNA 일부가 있으면 그의 분신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미국의 가수 겸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2018년 자신의 반려견을 복제해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몰티즈를 닮았지만 체구가 조금 더 큰 ‘코통 드 튈레아르'종의 서맨사는 미국의 반려동물 클론회사 비아젠페츠(ViaGen Pets)의 도움으로 ‘스칼렛'과 ‘바이올렛'으로 복제됐다. 한화 5,80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국민의 4분의 1인 1,400만명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시대를 맞았다. 고양이가 갑자기 쓰러져 동물병원에 갔더니 췌장염이란 진단을 받아 치료비 300만원을 지급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인간의 병원비를 훨씬 웃도는 비용이 종종 나오지만 ‘식구'를 살려 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수가 매년 증가하면서 ‘동물학대'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반려동물을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도 동물학대에 포함돼 처벌을 받게 된다. 먹이를 주지 않는 등 관리 의무를 위반해 죽게 하는 행위도 동물학대가 된다. 해당 법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삶의 의미를 주는 대상이 꼭 사람만은 아니다. 반려(伴侶)동물이란 말이 정착된 지 벌써 오래됐다. 반려자(伴侶者) 외에 이 말을 쓰는 대상이 또 있을까.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인식을 이제는 바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