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시아, 야밤에 전사자 시신 2천500여구 본국으로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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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러시아가 야밤을 틈타 우크라이나에서 2천500여구에 이르는 전사자 시신을 옮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자유유럽방송 등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벨라루스 동남부 도시 고멜을 거쳐 러시아군 전사자 시신이 본국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자유유럽방송과 인터뷰한 고멜 현지 병원의 한 의사는 "달 13일까지 2천500구가 넘는 시신이 이 지역으로 이송됐다가 기차와 항공기에 실려 러시아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이 지역 주민들도 "역내 의료기관들이 국경을 넘어 이송된 러시아군 부상자로 포화상태이고, 영안실도 시신으로 가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 도시 마자르의 한 의사는 "초기에는 시신이 구급차나 러시아행 기차에 실렸다"면서 "그런데 누군가가 이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후, 이목이 쏠리는 일을 막는다고 시신이 밤에 적재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러시아군 사상자와 관련한 정보를 발설할 경우 해고될 수 있다는 위협을 받는 등 당국이 정보를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까닭에 실제로 벨라루스를 거쳐 러시아군의 시신이 대량으로 이송됐는지는 확인하기 힘든 실정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자국군 병사 500명가량이 전사하고 1천597명이 부상했다고 이달 초 밝힌 이래 사상자 규모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앞서, 미 정보당국은 개전 후 20일 동안 러시아군에서 발생한 전사자가 최소 7천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 등이 도시 중심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면서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리우폴 극장 건물 잔해에 갇힌 민간인 구조작업에도 난항이 빚어지고 있다고 현지 당국자들은 전했다.

러시아군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과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3주째 도시를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이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병원과 교회, 아파트 건물 등 민간건물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했다.

마리우폴 당국은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천500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마리우폴의 한 경찰관은 "아이들과 노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도시가 파괴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개전 후 지금까지 러시아군 병사 1만4천400명을 사살했고, 러시아군 군용기 95대와 헬기 115대, 장갑차 1천470대 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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