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시아 폭격으로 만삭의 산모와 태아까지 숨져…끊이지 않는 민간인 인명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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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NYT 기자 사망 이어 폭스뉴스 기자 부상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9일째로 접어들면서 민간인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해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하리코프)와 서북부 리우네,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 등에서 민간인의 인명피해가 보고됐다.

키이우에서는 러시아군의 포탄이 아파트에 떨어져 적어도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고 지역 검찰이 밝혔다.

비탈리 코발 리우네 주지사는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서북부의 리우네 시에서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TV 방송 송신탑이 무너지면서 적어도 9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며 "잔햇더미 아래 여전히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에서는 지난 9일 러시아의 폭격 직후 들것에 실려 이송된 만삭의 산모와 태아가 이날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폭격 당시 구급차에 실려 다른 병원으로 향한 이 산모는 골반 쪽을 다친 상태였고, 의료진은 제왕절개를 시도했지만 태아를 살리지 못했다.

의료진은 이후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집중했지만, 30분 넘는 소생 시도에도 불구하고 임신부 역시 숨을 거뒀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시에서 민간인 20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개전 당일인 지난달 24일 오전 4시부터 이날 0시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46명을 포함해 민간인 63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인권사무소는 하르키우와 마리우폴 등에서 사상자 보고와 검증이 지연되고 있다며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취재하던 언론인의 사망·부상도 잇따르고 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전날 전직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사망한 데 이어 이날 폭스뉴스 기자가 부상해 병원에 입원했다.

폭스뉴스 소속 벤저민 홀 기자는 최근 몇 주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파견됐으며, 이날 키이우 외곽에서 취재 중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에 따르면 홀 기자는 영국 출신으로 FOX 뉴스에서 미국 국무부를 출입하던 중 우크라이나 전쟁 취재에 투입됐다.

수잔 스콧 폭스 뉴스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벤은 병원에 있으며 우리 팀은 상황이 빠르게 전개됨에 따라 추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주변 지역에 있는 우리 취재진 전체의 안전이 최우선 과제이며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폭스 뉴스는 "홀 기자가 입원했다는 것 이외에 나머지 세부적인 정보는 최소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으나 이리나 베네디코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SNS에 영국 기자가 양쪽 다리에 파편에 의한 부상을 당했다고 알렸다.

홀 기자의 부상은 전직 NYT 기자인 브렌트 르노가 전날 우크라이나 외곽 이르핀에서 취재 중 총격으로 숨진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당시 키이우 경찰은 사망자가 NYT 기자라고 밝혔으나, NYT 측은 그가 더는 자사와 일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NYT는 성명을 내고 "몇 년간 뉴욕타임스를 위해 일해온 유능한 영상 기자 브렌트 르노의 죽음이 비통하다"며 "그는 2015년까지 뉴욕타임스에 기여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우리와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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