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은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구글트렌드' 등 빅데이터 분석도구를 활용한 선거판세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빅데이터는 소수의 표본을 추출하는 여론조사와 달리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웹에 남긴 흔적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모집단이 훨씬 크다. 그러나 ‘긍정'과 ‘부정'에 대한 구분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상의 검색량이 실제 지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강원일보는 이 같은 장단점을 전제로 구글(Google)의 검색어 분석도구인 ‘구글트렌드'를 활용, 강원도에서의 대선 후보별 관심도를 분석했다.
■후보별 강세지역 달라=시·군별로 각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위 5개 지역을 추출한 결과 후보별로 뚜렷한 경향성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영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영동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도시 지역에서 수치가 높았다.
이 후보에 대한 검색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정선이었다. 정선은 전국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수치가 높은 곳으로 꼽혔다. 춘천과 평창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관심이 컸다. 5곳 모두 영서 쪽이었다. 윤 후보는 상위 5개 지역에 삼척, 고성, 속초 등 동해안 3곳이 포함됐다. 강릉과 동해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이른바 ‘동해안 벨트'가 명확했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춘천, 원주 등 도시 지역에서 관심도가 높았다.
■인터넷 검색량 차이=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초접전 양상이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내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것 아니냐는 게 일반적 분석이었다. 그러나 구글트렌드의 검색량에서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다소 앞섰다.
실제 강원지역내에서 대선 후보 4명의 검색 비중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45%, 윤석열 후보 37%, 안철수 후보 11%, 심상정 후보 7%였다. 또 최근 한 달(2월1~26일)간 검색량을 최고 100점 기준으로 0까지 내림차순으로 수치화할 경우 강원도에서는 이 후보 52, 윤 후보 43, 안 후보 14, 심 후보는 9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검색 키워드가 후보에 대한 부정적 요소일 가능성도 커 이 같은 수치가 그대로 지지도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관심'과 ‘검증' 차이 중요=강원도 내 빅데이터상에서 이재명 후보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두 갈래로 해석된다. 우선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드러나지 않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인터넷상에서 많은 검색을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후보의 주요 연관 키워드로 논란이 많았던 ‘기축통화', ‘우크라이나 발언'과 ‘의전공무원 배모씨'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검색량이 무조건 지지로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도 존재한다.
반대로 윤 후보의 경우는 ‘어퍼컷', ‘인 이어', ‘RE100' 등이 주요 키워드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구글트렌드의 노출량과 관련해서는 검색량 자체보다 긍정, 부정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