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도매가 지난해 대비 반토막
농민들 “운송비 내고나면 적자”폐기처분 외 대응책 마련 시급
농산물 가격 폭락과 인력난이 겹치면서 강원도 내 농민들이 심각한 영농 차질을 겪고 있다. 특히 무와 감자 등 고랭지 농업을 주작목으로 하는 지역에서는 최근 수확기를 맞은 작물을 팔지 못해 가을 농사를 모두 망치는 일까지 발생, 농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홍천 내면에서 약 3만㎡의 감자와 무 농사를 짓는 A씨도 최근 올해 농사지은 무와 감자를 모두 포기했다. 수확기를 맞은 무를 서울 도매시장에 판매하려고 했으나 판매 수익으로 운송비조차 충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인력난으로 인해 일부는 수확조차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농업 포기 사태에 내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무와 같은 밭에서 수확해야 하는 감자 농사까지 마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차 한 대에 운송비 230만원을 내고 나면 이미 농민의 수익은 적자”라며 “정부 차원의 수급조절과 계약재배에도 성실히 협조했는데 그 결과는 원가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12일 기준 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 무 20㎏ 가격은 9,680원으로, 지난해 2만1,076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평창에서 농사를 짓는 B씨도 최근 농사짓던 무 등 농작물 약 3,000㎡의 수확을 모두 포기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강원도고랭지채소연합회 관계자는 “태백, 정선 등 고랭지에서 초가을부터 발생했던 문제가 이제 내면 등 준고랭지 지역에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생산비 보존과 폐기 처분 등 보상 외에는 농민들의 손해를 보존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서화기자 wiretheasia@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