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수입란 공급 확대 조치 ‘달걀 한 판 7,750원'으로 안정세
원윳값 ℓ당 21원 올라 치즈·빵·커피 등 가공식품 줄인상 앞둬
올 초부터 고공행진을 이어 오던 달걀 가격이 주춤하자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우유 가공식품 인상으로 이어져 ‘밀크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달걀 가격 안정세=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공급 감소로 올 2월부터 폭등하던 달걀 가격이 7개월 만에 안정되고 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일 춘천 중앙시장에서 집계된 달걀 한 판 가격은 7,750원으로, 7일 전(8,000원) 대비 250원, 1개월 전(9,000원) 대비 1,250원 저렴했다. 해당 조사처에서 달걀 한 판 가격이 8,0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 1월2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가격 하락에는 수입란을 2억개까지 늘리고 수입란의 대형마트 공급을 확대한 정부의 가격 안정 조치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 가격 인상=그럼에도 식품 물가 안정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 우유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들이 줄인상을 앞두고 있다. 26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지난 1일부터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올랐다. 13일 정부가 가격 인상을 6개월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협상이 결렬되며 21원 인상이 확정됐다.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2018년 원유 가격이 4원 올랐을 때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1ℓ 우유 가격을 평균 3.6~4.5% 인상했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치즈, 빵, 커피 등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가공식품은 우유를 함유하고 있어 원유 가격 인상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원유 가격 구조 개편=정부는 원유 가격 결정 구조 개편에 나섰다. 원유 가격이 식품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가격 결정 권한이 생산자 측에 쏠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관계부처, 학계, 소비자, 생산자, 수요자, 유관기관 등으로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를 구성, 25일 1차 회의를 가졌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가격결정체계 개편과 함께 낙농가의 소득안정, 낙농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근본 대책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아기자 haha@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