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사고 춘천·홍천 인근지역 급감하자 의료기관 일정 미뤄
면역력 약한 자녀 둔 학부모 혼란…부작용 우려 접종 포기도
道 “지속적 모니터링…이상반응 접수 47건 대부분 회복 중”
속보=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이 백신 접종과는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질병관리청의 발표(본보 26일자 5면 보도)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호소하는 '백신 포비아'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 내에서 사망 신고 사례가 접수된 춘천·홍천과 인근 지역에서는 접종률이 급감하면서 접종 일정을 미루는 보건의료기관까지 생겼다.
평소 하루 300여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던 춘천의 한 의료기관은 26일 접수 인원이 절반으로 줄었다. 의료기관 관계자는 “지난 22일 발생한 사망자가 하루 전 백신 접종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23일부터 접수 인원이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했다.
홍천군 내 의료기관에서도 백신 접종 인원수가 4분의 1까지 급감했다. 이 같은 현상이 화천 등 인근 지자체에까지 확산되자 화천군보건의료원은 26일 예정했던 만 60~61세 접종 일정을 하루 미뤄 2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 자녀나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로 접종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실제 도내 맘카페를 비롯한 SNS에는 사망자가 접종한 백신 종류와 해당 병원, 백신 접종 부작용 현상, 유료 백신 접종 가능 병원 등 백신 관련 정보부터 백신을 둘러싸고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춘천의 초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지난주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물량이 없어 기다려야 한다고 해 못 했는데 이제는 겁이 나서 못 하겠다”고 말했다. 홍천지역의 한 학부모는 “아직 아이가 접종을 하지 못했는데 불안감에 접종을 미루게 된다”고 토로했다. 수능을 앞둔 고3 학부모들은 부작용을 우려해 아예 백신 접종을 포기하기도 했다. 원주의 한 고3 학부모는 “수능을 앞두고 아이의 컨디션이 걱정돼 독감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질병관리청, 도내 각 시·군과 협의해 이상반응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26일까지 도내에서 이상반응으로 접수된 건수는 47건이며, 대부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안전한 예방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정·박서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