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태아가 5주 될 즈음 형성되는 탯줄<1142>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탯줄이 떨어진 자국 '배꼽'

젖빨이동물에서만 나타나

'배꼽에 어루쇠를 붙인 것 같다'란 어루쇠(구리 따위의 쇠붙이를 반들반들하게 갈고 닦아서 만든 거울)를 배꼽에 붙이고 다녀서 모든 것을 속까지 환히 비춰 본다는 뜻으로 눈치가 빠르고 경우가 밝아 남의 속을 잘 알아차림을, '배꼽이 하품하겠다'라거나 '배꼽이 웃겠다'란 하는 짓이 하도 어이가 없거나 어린아이의 장난 같아서 가소롭기 짝이 없음을 이른다. 그리고 탯줄 끊은 자국도 채 떨어지지 않은 어린애를 비유해 '배꼽도 덜 떨어지다'라 하고, 또 몹시 우스울 때 '배꼽(을) 빼다'라거나 '배꼽을 쥐다'라 하고, 남녀가 정을 통할 때 '배꼽을 맞추다'라 한다.

먼저 태아의 장막(漿膜)과 임신부의 자궁(애기 보)내벽이 합쳐져 태반(胎盤·Placenta)이 생기고, 탯줄은 '생명의 뿌리'인 태아가 5주 될 즈음에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태반은 태생(胎生)하는 포유동물에만 있고, 때문에 젖빨이동물만이 탯줄이 떨어진 자국인 배꼽(제·臍·Navel)이 있다. 사람은 그 흉터가 무척 또렷하지만 동물에 따라 납작하거나 밋밋하고, 가는 금 같거나 털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그리고 동물들은 새끼를 낳자마자 탯줄을 입으로 자르고 태반을 서둘러 먹어치우니 이는 태가 어미에게 양분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포식자들이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것을 대비하자는 것이다.

탯줄(제대·臍帶)은 한마디로 모체자궁의 태반과 태아의 배꼽부위를 잇는 굵은 줄(띠)로 모체의 산소와 영양분, 비타민, 호르몬들이 든 피가 지나는 길이다. 이런 여러 물질이 태아 몸을 순환하고 그 결과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나 요소 등의 태아대사산물(노폐물)도 탯줄을 통해 고스란히 모체로 든다. 다시 말해 산모와 태아는 한 몸이다! 탯줄은 지름 약 2㎝, 길이 50㎝ 정도로 두 개의 동맥과 한 개의 정맥이 지나고, 빨리 자라는 정맥이 동맥 주위를 돌돌 감기 때문에 대부분 왼쪽 방향으로 구불구불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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