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시멘트 먼지에 기도·폐 손상 공식 확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사진=연합뉴스

강원대병원팀 강릉 등 시멘트공장 인근 6곳 주민 10년간 관찰

호흡기 변형·잠재적 위험 밝혀져…국제학술지에 학계 첫 게재

강원도 내 시멘트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이 화학 먼지에 의해 기도와 폐가 손상됐다는 사실이 공식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특히 도내 시멘트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시멘트 먼지의 유해성을 증명한 첫 연구 논문이라는 점에서 해당 지역은 물론 학계·시민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우진 강원대병원 환경보건센터장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진 15명은 최근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논문 'CT촬영에 기반한 시멘트 먼지에 노출된 환자들에서의 호흡기 변화'를 호흡기 분야의 권위적인 영문학술지인 '호흡기연구(Respiratory Research)'에 학계 최초로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도내 강릉 동해 삼척 영월 등 시멘트 먼지에 노출된 6개 지역 주민 311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폐와 기도가 변형되거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의 호흡기 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관찰 대상으로 분류된 63명을 추려 먼지에 노출되지 않은 274명과 평소 생활습관에 의한 영향을 배제하고 비교해 보니 노출된 집단에서는 폐와 기도가 변형되는 모습이 유의미하게 관찰됐다고 밝혔다. 또 호흡 기능이 손상되지 않은 집단에서도 호흡기 변형은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돼 잠재적 질병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능적인 면에서 지속적으로 시멘트 먼지를 마신 집단은 폐가 변형돼 한 사람이 숨을 들이마실 수 있는 용량과 실제 폐 용량의 총합이 모두 작아졌다. 무엇보다 아래쪽 기도가 좁아지고 기도 벽은 두꺼워지는 등 다른 호흡기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강릉 동해 삼척 영월 등 시멘트공장이 있는 도내 시·군에서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둘러싸고 공장 측과 주민, 정부부처 간의 소송과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연구 논문은 도내 호흡기질환자에 대한 지원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질병 예방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우진 강원대병원 환경보건센터장은 “해당 주민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과 관심, 보건 정책 수립,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서화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