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이코노미 플러스]내식성 높이고 원가 낮춘 기술로 밸브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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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선 대표 ◇플로닉스 본사 회의실에 전시된 개발 제품과 인증서들. 제품 설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이 가능한 기업으로 생산 제품은 반도체 분야 등 138개 회사로 납품되고 있다. 오른쪽 제품 사진은 플로닉스 기술력의 핵심인 '불소수지 라이닝 기술'이 적용된 밸브의 단면. 밸브 내부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불소수지가 코팅돼 내식성이 강하면서도 가볍다. 일본산 분리형 제품과 달리 플로닉스는 일체형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원주 (주)플로닉스(대표:이상선)는 반도체, 화학, 정유 공정에서 쓰이는 '산업용 밸브 및 펌프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에서 '강원도에 본사를 둔 1호 기업'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전형적인 기술형 제조업체인 플로닉스는 원주 호저면과 횡성군 횡성읍의 경계선인 호젓한 시골에 있다. 2003년 37세 청년 시절, 전세금을 들고 아르바이트생 1명을 데리고 창업했던 이상선(54) 대표는 당시 한라대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하며 원주에서 땅값이 가장 낮은 호저면에 공장을 지었다. 이렇게 출발한 지 17년 만에 연매출액 194억원(2019년), 고용인원 100명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화학제품 공정용 밸브 개발 전문

'불소수지 라이닝 기술' 선도기업

수출 증가 글로벌 강소기업 인증

용접없는 일체형 기술 응용 적극

펌프류 적용 국내최초 성공 눈길

에너지 손실률 적어 환경 친화적

■일본산 잠식한 밸브 국산화 성공=지난 5일 플로닉스의 제품 전시대에는 무려 100여개에 가까운 산업용 밸브류가 진열돼 있었다. 이상선 대표는 “하나하나 개발 과정의 스토리가 있는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체 중 드물게 '제품 설계부터 양산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플로닉스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응용제품은 다양하지만 핵심 기술력은 '불소수지 라이닝'이다. 반도체, 화학제품 공정에서 쓰이는 파이프는 위험도가 높고 부식성이 큰 화학약액이 지나가는 통로이기 때문에 밸브와 배관자재도 내식성이 강해야 한다. 금속 재질인 티타늄 등이 많이 쓰이지만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가공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플로닉스의 제품은 이런 금속 재질의 단점을 보완·개선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밸브와 배관재 내부에 플라스틱의 일종인 '불소수지'를 두껍게 코팅하는 라이닝(Lining) 기술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일본산 분리형 제품과 달리 용접 부위가 없는 '일체형 불소수지 라이닝 밸브'를 개발, 생산하면서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국내 대기업 등 138개 사업체에서 플로닉스의 제품이 쓰이고 있다. 이제는 일본과 독일에서 플로닉스의 제품을 벤치마킹할 정도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매출액이 20% 증가했고, 전체 매출액의 23%인 45억원은 수출을 통해 달성했다. 세계시장에 대한 진출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 인증'도 받았다.

■고효율 친환경 펌프 개발해 주목=용접 부위가 없이 물 흐르듯 처리된 '일체형 불소수지 라이닝 기술'은 플로닉스가 기밀로 다룰 만큼 중요한 회사의 자산이다. 이를 토대로 무궁무진하게 기술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플로닉스는 밸브를 넘어 '산업 공정의 심장'인 펌프류에도 불소수지 라이닝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플로닉스가 3년 만에 연구개발에 성공한 '화학공정용 불소수지 라인드 마그네틱 원심 펌프'는 제조공정에서 부식성이 높은 화학물질 이송이 필요한 반도체, 정밀화학, 정유, 제철, 발전소, 제약, 바이오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사용 가능하다. 그만큼 중요한 부품·장비를 국산화시키는 데 플로닉스가 기여한 것이다.

플로닉스의 '불소수지 라인드 마그네틱 원심 펌프'는 외산 펌프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어 고효율 펌프로 분류된다. 이를 사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기도 하다.

이상선 ㈜플로닉스 대표는 “불소(Fluorine)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Technics)을 가진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회사명을 '플로닉스(Fluonics)'라고 정한 것”이라며 “17년 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토대로 산업 분야 핵심 부품, 장비인 밸브, 펌프류의 국산화, 세계시장 진출 확대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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