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긴장하면 왜 입이 바싹 마를까?<1129>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면역 이상·스트레스 등 원인

침 분비량 1분당 0.1mℓ 이하

다음 이야기도 조건반사 탓이다. 탐스러운 귤 그림을 보거나 냄새를 맡아도, 또 이야기만 들어도 침이 절로 흐른다. 그러나 귤을 본 적이 없거나 먹어보지 않았다면 큰골에 조건반사중주가 생기지 않아 손에 쥐어줘도 침을 흘리지 않는다. 그렇다. 불고기 굽는 이야기만 들어도, 굽는 냄새만 맡아도 깔축없이 침이 흐르지 않던가?

그런데 '침이 마르다'란 다른 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거듭해서 말하는 것을 이르는데, 실제로 침이 달리는 구강 건조증(입 마름병)이란 것이 있다. 침 분비량이 1분당 0.1mℓ 이하인 경우로 이는 정상적인 분비량에 6분의 1도 못 미치는 양이다. 때로는 면역이상, 스트레스나 긴장이 쌓일 때나 기타 여러 가지 질병 탓에 생기는 수가 있다.

'최인호의 인생'에서 작가가 끔찍스러운 침샘암으로 안간힘을 다해 투병하는 이야기를 읽었다. 가히 초인적이라 하겠다. 결국 작가는 그 병으로 별세하고 말았다. 그런데 옛날부터 입 안에 생긴 상처는 입 안에 신경생장인자와 상피생장인자가 있어서 낫는 속도가 몸 바깥 피부보다 2배 빠르다고 한다.

'입술에 침이나 바르지'란 얼굴 표정도 변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함을, '꿀 먹은 벙어리요, 침 먹은 지네라'란 할 말이 있어도 못하고 있거나 겁이 나서 기를 펴지 못하고 꼼짝 못 하는 사람을 이를 때 쓴다. '침 발라 놓다'란 자기 소유임을 표시함을, '웃는 낯에 침 뱉으랴'란 좋게 대하는 사람에게 나쁘게 대할 수 없음을 이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 몸에서 침샘 하나도 예사롭지 않음을 알았다. 그리고 허구한 날 자칫 몸져눕지 않고 무탈하게 멀쩡히 살아있는 것만도 기적 중의 기적임을 통감한다. 어쨌든 신비스러운 내 몸뚱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공중장소에서 침을 뱉지 말도록 하자. 그것도 버릇인데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더러 감기, 독감, 결핵 등의 호흡기계통전염병의 매개체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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