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5개 시·군 묶인 공룡선거구 2곳 존재
민의 제대로 반영 못 하고 소지역주의 부추겨"
유권자는 차세대 지도자 꾸준히 키워줘야
지역의 정치력과 행정력, 지역민들의 결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치권 통합의 리더십이 도 국회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요구돼 왔지만 지역민들의 소외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하다. 그러나 이 같은 도 정치권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감안해야 할 점은 도 국회의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국 3% 내외의 유권자 수와 함께 8명에 불과한 도 국회의원의 수는 중앙정치권 내에서 강원도 영향력 확대에 발목을 잡아 왔다. 4·15 총선에서 강원도에 9개 의석을 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근본적 이유다.
강원도의회(도의장:한금석)와 강원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회장:이원규)는 지난 5일 강원도의회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춘천 분구를 바탕으로 한 강원도 9석 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강원도 국회의원 의석수는 지난 14대 총선(14석)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8석까지 줄어들었고, 강원도는 전국 유일 5개 시·군이 묶인 공룡선거구가 두 곳이 존재한다. 면적과 지리적인 여건, 행정구역과 교통, 생활권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인구 기준으로만 나눈 결과다. 즉, 현재 인구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에서 벗어나 지역 면적도 함께 감안해 의원 수를 정해야 한다. 5개 기초자치단체를 합해 1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강원도 등 인구밀도가 낮은 광역단체와 대도시의 한 자치구에 여러 명의 국회의원을 배정하는 현재의 일률적인 방식은 여러모로 모순이다. 지방재정자립도가 빈약한 일선 시·군의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해 예산 배분 역시 면적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와 맥을 같이한다. 인구 본위의 선거구 획정으로 5개 자치단체가 합해진 통합선거구 제도는 유권자 간 소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이에 편승해 지역 국회의원 역시 자기 표밭인 일부 지역 현안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게 유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즉,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가 지상과제인 상황에서 지역을 아우르고 도 전체 발전을 바라보는 청사진을 그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소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지역 발전을 위해 일관적인 흐름을 견지하고 추진할 큰 인물을 키워내려는 유권자들의 발상 전환도 절실하다. 지역구 의원의 잦은 교체 등 다이내믹한 도내 선거 풍토는 '민의의 대변과 책임정치'라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 반면 중앙정치권에 강원도의 이익을 대변할 기둥을 뽑아 버려 '주변부'로 전락시키는 부정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강원권 인물 키우기는 강원권 정치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다. 물론 새로운 인물을 발굴,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차세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겸비한 인물을 꾸준히 키워주고 끌어주며 밀어주는 풍토가 조성돼야 더 큰 강원의 몫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