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르포- 전열기구 화재 취약한 도내 전통시장]손님맞는 사이 이불은 난로 곁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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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춘천 중앙시장에서 한 상인이 빨갛게 달아오른 전기 온열기에 가까이 붙어 몸을 녹이고 있다. 박승선기자

상인들 위험해도 유지비 부담 적어 선호도 높아

전기히터·스토브 화재 몇년 새 5배로 늘어 주의

21일 오전 11시 춘천 중앙시장. 손님이 드문 시간인지 일부 상인들은 난롯가에 앉아 불을 쬐고 있었다.

가스난로나 석유난로가 드문드문 보였지만 3점포 중 1점포가량은 전기장판, 열풍기, 전기난로 등 전열기를 사용했다. 한 상인은 점포 안에서 이불을 덮고 전기난로에 바짝 붙어 있다가 손님이 들어오자 이불을 난로 앞에 그대로 놔둔채 손님을 맞았다.

한 상인은 “유지비가 싼 편이고 냄새가 나지 않아 전기난로를 사용하고 있다”며 “화재 위험이 있지만 손님이 올 때마다 난로를 껐다 켰다 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열기 사용이 늘면서 관련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3명이 사망하고 80여명이 다친 지난 19일 대구 포정동 모 사우나에서 일어난 화재의 원인으로 전열기가 지목되고 있다. 이에 앞서 1월2일 원주 중앙시장 상가 4개동 중 1개동을 모두 태운 화재는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원인 조사를 통해 한 점포 내 전기난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불을 낸 점포 업주는 실화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전체 화재는 2015년 2,485건에서 2018년 2,228건으로 10.3% 줄어들었지만 전기히터·스토브로 인한 화재는 2015년 4건이던 것이 2018년에는 19건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과열 등으로 인한 화재 우려가 적은 인증받은 전열기를 사용하고 장기간 자리를 비울경우 반드시 끄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전열기 등 겨울철 화재위험 3대 용품 관련 캠페인을 지속 실시하는 등 화재 대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명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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