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와 아이 … 서로의 상처를 보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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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30주년 맞은 원유순 아동문학가 동화 `아기 고라니 눈꽃' 출간

횡성 출신 원유순 아동문학가가 등단 30주년을 맞아 동화 '아기 고라니 눈꽃'을 펴냈다.

동화는 주인공 '준우'와 아기 고라니 '눈꽃'의 만남과 따뜻한 교감의 이야기 다룬다.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외갓집에 맡겨진 준우는 설봉산 산책을 나선 어느 날 산 중턱에서 새끼 고라니를 발견한다. 함께 있던 진돗개 머루가 고라니를 물어 버리는 바람에 고라니는 크게 다치게 된다. 준우는 고라니의 모습에서 아빠를 떠올리고 할머니를 설득해 겨울 동안 고라니를 돌보기로 한다.

고라니의 점박이 무늬를 보고 '눈꽃'이라는 이름도 지어 주고는 알뜰하게 챙긴다. 눈꽃과 함께하면서 아빠의 사고로 복잡했던 준우의 마음은 평온을 되찾게 된다. 위독하던 아빠의 상태도 좋아지고 가족들도 기운을 차리게 된다. 어느덧 다가온 봄날 준우는 눈꽃을 풀어주기로 한다. 준우는 산 중턱으로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눈꽃이 꼭 엄마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이 작품에는 그동안 장애인, 다문화가정, 소외된 이웃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을 놓지 않던 작가의 작품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원 작가는 실제로 경험한 아기 고라니와의 사연을 바탕으로 상처받은 아이가 아기 고라니를 돌보며 생명에 대한 존중을 배우고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신예 일러스트레이터 구자선 작가의 푸근한 삽화가 더해져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강원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 작가는 소천아동문학상과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까막눈 삼디기', '피양랭면집 명옥이', '하이퐁 세탁소', '귀족놀이' 등을 펴냈다.

시공주니어 刊. 112쪽. 1만원.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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