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강원포럼]신생 항공사에 날개를 달자

진성현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서비스학과 교수

1978년 미국은 과감하게 항공규제완화법을 시행해 민간 항공사에게 모든 자율권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항공시장 자유화의 대변혁이 일어났다. 항공 요금은 낮아지고, 비행 노선이 늘어났으며 항공여객 수요 역시 대폭 증가됐다. 무엇보다도 항공 규제 완화는 소비자에게 큰 이득이 됐다.

오늘날 항공시장 규제 완화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성장을 불러왔다. 항공시장의 자유화와 진입장벽 규제 완화는 저비용항공사 성장의 동력이 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6곳의 저비용항공사 모두가 지난해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861억원으로 130.9%가 증가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도 항공 이용객이 연간 1억명이 넘어섰다. 우리나라 항공여행객의 수요는 지금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예측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신생 저비용 항공사의 진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시장이 포화 상태라 과당경쟁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의 국가가 저비용항공사의 시장 진입에 규제를 별로 두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그룹은 아시아 최고의 저비용항공사 회사로 항공기 보유대수가 204대다. 우리나라 6개 저비용항공사 전체가 보유한 128대보다 많다. 국내 항공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정부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인구 570만명의 도시국가 싱가포르에도 항공사가 4개나 있다. 그 중 저비용항공사가 2개다. 인구 대비로 보면 우리보다 많은 셈이다. 항공시장은 한 국가의 크기가 아닌 여러 나라가 통합된 단일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국적을 초월한 항공사 간의 동맹체 결성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여전히 투자자 유치와 항공 분야에서의 아이디어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 최대의 항공시장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손꼽고 있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항공시장 선두에 있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의 최대 항공시장이 될 수 있다.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저비용항공사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항공시장을 이끌고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산업은 관광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신생 저비용항공사는 지역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규제 강화가 소비자의 권익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국가의 규제는 스마트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스마트 규제란 일관성과 공정성 그리고 어느 대상에게도 차별적인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호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자신을 어두운 곳에 가두는 것과 같다. 바깥에 바람과 비가 불 때도 있지만 빛과 공기도 있다.' 민간항공의 신흥 강국을 꿈꾸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 말이다. 규제 속에 갇힌 신생 저비용항공사의 움츠린 날개는 아직도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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