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총 진료 환자 177만명 달해
10대 증가율 45.9% 최다 주의 필요
기름기 음식 피하고 체중 관리 중요
고지혈증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방 성분이 혈관 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켜 심혈관계 질환까지 이어지는 병이다. 가벼운 동맥경화로 혈관의 일부분만 좁아진 상태에서는 증세가 없지만 중증으로 진행돼 합병증이 발병하면 머리 혈관이 막혀 뇌졸중까지 올 수 있다. 뇌졸중은 반신마비가 오거나 다리혈관이 막혀 말초동맥폐쇄질환에 걸리기도 하고 심장혈관이 막힌다면 생명까지 위태롭다.
■고지혈증 얼마나 발생하나=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중 고지혈증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진료 현황을 분석했다.
연도별 진료 현황을 살펴보면 고지혈증 진료 환자는 지난해 177만명으로 2012년 122만명에 비해 55만명(44.8%)이나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9.7%에 이른다. 지난해 고지혈증 진료비 지출은 3,745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12.6%씩 늘어났다.
고지혈증은 특히 60대 연령층에서 가장 발생 빈도가 높았다. 지난해 기준 고지혈증 환자의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60대가 9,702명으로 70대 7,450명, 50대 7,175명을 앞섰다. 10대 층의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2012년 144명에서 지난해 210명으로 66명 증가에 그쳤으나 증가율은 45.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10대 층은 고지혈증 진료 인원이 해마다 10%씩 늘고 있어 청소년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성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지혈증 진료 환자 증가 원인을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 및 스트레스'로 꼽았다. 오 교수는 “최근 고지혈증 진단과 치료 기준이 강화돼 과거 관찰 대상에 그치던 사람들이 치료 대상으로 바뀐 점도 고지혈증 환자 증가의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원인과 예방, 치료법은=고지혈증은 칼로리 소비가 문제가 되는 질환으로 비만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기름기가 많은 육류, 명란과 같은 알 종류, 새우, 오징어, 달걀 노른자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잦은 음주 역시 중성지방혈증을 높여 발병 원인이 된다.
하지만 비만도 아니고 생활습관에서도 고지혈증의 원인이 없어도 유전적으로 고지혈증 체질인 경우가 있다. 콜레스테롤을 얼마나 만들고 혈액 내에서 얼마나 제거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유전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당뇨와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증후군과 같은 신장질환에 걸리면 에너지 대사에 문제가 생겨 고지혈증이 동반되기 쉽다.
고지혈증 예방은 살이 찌지 않도록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줄이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야채, 과일, 콩 등의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또 저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은 올라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은 떨어진다. 단, 운동 시 주의할 점은 고강도 운동은 중년층에게 오히려 유해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고지혈증 위험 요인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해 약을 처방하기보다 환자가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고 투약 여부를 결정한다. 또 기타 질환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한 고질혈증은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고지혈증도 개선돼 원인 질환의 치료가 우선이다.
이 밖에 위험 요인이 많지 않고 매우 높은 상태의 고지혈증이 아니라면 3개월 정도 적절한 식사와 유산소 운동, 금연 등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된다. 대부분의 고지혈증은 발병 원인을 해결해도 평생 관리하고 조절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정윤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