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대선후보 집중 분석]지독한 가난 딛고 모래시계 검사로…스트롱맨 자처

홍준표 (자유한국당) 그는 누구인가

◇유년학창 시절 아래 사진은 검사 시절. 사진제공=홍준표 후보 캠프.

경남 창녕 고향 7세때 대구 이사

부친 누명 계기 검사로 진로 바꿔

1996년 정계 입문 당 대표 역임

거침없는 언행 '보수의 아이콘'

■가난을 몸으로 익힌 소년=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로 태어났다”고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부친은 학교에 다니지 않은 무학(無學), 모친은 글자를 모르는 문맹(文盲)이었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그는 7살 때 가세가 기울자 대구로 이사했다. 손수레에 세간을 싣고 이틀 동안 걷고 또 걸었다. 월세가 싼 곳으로 옮겨 다니느라 초등학생 때 5차례 전학했다.

유년 시절 “고리 사채로 머리채가 잡혀 끌려다니던 어머니”를 봤다고 기억하는 장소는 지난달 1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대구 서문시장이다. 직물공장에 취직한 작은누나의 월세방에 얹혀 중학생 시절을 보냈다. 밤 10시 전 무조건 소등하라는 집주인의 눈을 피해 이불 속에서 공부했다. 학비와 취직 걱정을 안해도 되는 육군사관학교를 가려다가 부친이 훔친 비료를 사들였다는 누명을 쓴 사건을 목격하고 검사로 진로를 바꿨다. 빚을 내 마련한 등록금을 들고 무작정 상경했다.

■자수성가형 '모래시계 검사'=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 굵직굵직한 사건을 맡아 스타 검사로 등극했다. 1988년 노량진 수산시장 강탈사건을 수사해 전두환 전 대통령 친형 기환씨, 청와대 민정수석,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구속했다.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재직 중에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6공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 폭력조직 소탕에도 앞장서 '조폭 저승사자'로도 불렸다. 이같은 일화는 시청률 50%대를 넘으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드라마 속 강우석 검사의 모델이 바로 홍 후보였다.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모래시계' 촬영지인 강릉 정동진을 강원도 첫 행선지로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민의 벗 내세운 '보수의 아이콘'='성역 없는 수사'는 조직 내부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이단아' 취급을 받으며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채 한직을 전전하다 1995년 검사복을 벗었다. 다음 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상실하기도 했다. 이후 2001년 서울 동대문구을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정치권에 복귀, 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다. 2011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재선 경남지사인 그는 무상급식 중단과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 거침없는 막말로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선을 좌우의 대결 구도로 보면서 '우파 스트롱맨'을 자처했다. 스스로 '무지렁이 출신'이라고 말하는 그가 한국의 '트럼프'로 우뚝 서며 장편드라마 같은 삶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까.

김석만기자 smkim@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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