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도박에 빠진 40대 가장 아내·딸 살해하고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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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서 자살미수 원주 병원서 투신

대구 자택 아내·딸 숨진채 발견

도박빚 불화 “가족에 미안” 유서

도박에 빠진 40대 가장의 마지막은 일가족 살인과 자살로 끝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8시30분께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박모(46)씨가 투신해 숨졌다. 박씨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정선 강원랜드 인근 도로에서 렌트한 승용차 안에 자살을 시도하다 오후 3시15분께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박씨는 병원에서 치료 중 의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응급실을 몰래 빠져나와 이날 오후 8시30분께 병원 8층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경찰은 박씨의 신원 확인차 이날 밤 11시23분께 박씨의 주소지인 대구시 서구의 한 주택을 찾았다. 그리고 주택 거실에서 신체 10여 곳에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박씨의 부인 최모(40)씨와 딸 박모(15) 양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용접공인 박씨는 최근 3주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으며 사건 발생 며칠 전 직장에서 300만원가량을 가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살을 시도했던 승용차 안에서는 “가족에게 많이 미안하다. 3월2일 우리 가족은 끝났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특히 경찰은 박씨가 가족 살해 후 정선으로 간 것으로 미뤄 강원랜드 출입도 잦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씨의 소지품 중에서는 강원랜드 입장권이 나왔다. 경찰은 박씨가 과거 사업을 하면서 빚을 많이 졌고 평소 바다이야기 등 도박 게임에 빠져 사채를 쓰는 등의 이유로 가정 불화가 있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원주=김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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