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6월29일은 폐특법에 따라 1995년 국내 최초로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 영업권을 갖고 있는 강원랜드가 17살이 되는 생일이다. 성년을 2년 앞둔 청년의 강원랜드는 그동안 질풍노도의 시기와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새로운 미래비전을 찾아가고 있다. 그동안의 좋지 않았던 내부의 특수한 문화, 그리고 원칙이 무시되고 불공정하게 가해졌던 외부문화 등을 모두 포함해 근본적인 문화를 바꿔가는 체질 개선에 노력 중이다.
부정적 이미지 개선 위해 최선
여러해 청렴도 평가서 최하위 불명예
'하이클린' 선포식·비리고발시스템 도입
윤리교육 강화·불공정 관행 차단 나서
공익 실현·지속 성장 기반 마련
도박중독 예방 등 사회공헌활동 우선시
온가족 즐기는 공간 위해 콘텐츠 강화
“도민에게 젖줄이 되는 기업으로 육성”
■가치와 인정을 제대로 평가받자=지난 26일 컨벤션호텔에서 열린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함승희 대표는 “이제는 강원랜드가 해 온 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 10월 테이블 30대, 머신 480대를 갖춘 스몰카지노 호텔을 개장, 매출액 909억원에 불과했던 강원랜드는 15년 뒤인 2014년에는 1조4,965억원의 매출과 3,6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내는 초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엄청난 외형적 성장 이외에도 지난 17년 동안 국세와 관광기금 지방세로 4조9,300억여원을 납부하고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폐광지역 4개 시·군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1조6,103억원을 지원하는 등 국가와 지역사회에 큰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지역과 사회, 그리고 직원들조차 강원랜드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가치에 대한 인식은 저평가돼 왔다. 카지노, 폐광지역 등 각종 특수성으로 인해 중심이 없었고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잘못된 문화가 형성돼 왔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직원들의 주인의식 부재는 결국 부정부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여러 해에 걸쳐 실시한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에 머무르는 불명예를 안았으며 이는 외부로부터 '복마전'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부정부패·패거리문화와의 전쟁=강원랜드는 올해의 경영목표를 '투명하고 품격 있는 친환경리조트 조성'으로 하고 제일 첫 번째의 중점 실천 과제를 회사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직원의 준법·윤리의식 강화 및 회사에 부정부패와 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윤리경영과 준법교육을 확대하고 불공정한 관행의 사전 차단은 물론 카지노 영업장 내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2일 실시한 '하이클린 DAY' 선포식이다. 함승희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선포식에서 강원랜드는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통해 관행적 부패를 척결하고 공정한 사회를 조성하는 데 모범이 될 것을 약속하는 반부패·청렴 서약을 했다. 이를 위해 감사실 내 팀장급 1명을 비롯해 6명으로 구성된 청렴문화 TF팀을 구성하고 반부패 청렴경영을 위한 제도 기획 및 이행을 점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내부 부정행위와 비리를 익명으로 고발할 수 있는 '헬프라인'을 도입했다. 헬프라인은 임직원은 물론 일반인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금품수수와 공금횡령, 위법한 업무처리 등 모든 유형의 부정행위에 대해 언제 어디서라도 제보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망국병인 학연, 혈연, 출신배경 등을 중심으로 한 패거리 문화 청산을 위해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나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내려 온 임원을 해외 명문대 박사, 대기업 부사장, 대형건설사 임원 등으로 채웠다.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직개편=강원랜드는 폐광지역 주민들의 목숨 건 투쟁의 결실로 창립된 만큼 회사 수익은 물론 폐광지역 경제 회생이라는 공익가치 실현을 이뤄내야 한다. 강원랜드는 올해 초 폐광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위한 사회공헌사업과 고객만족 및 재난대응 강화, 그리고 이를 통한 지속 성장 기반 마련이라는 3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협력실과 사회공헌위원회의 사무국 기능을 통합해 사회공헌실로 바꾸고 사회공헌팀을 신설했다. 또 마케팅실을 상무급으로 격상하고 고객 만족 전담부서인 고객만족팀과 통합적 기업이미지 관리 조직인 브랜드관리팀을 신설하는 등 마케팅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재난대응 및 안전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재난대응팀을 신설,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를 차단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관리체제 구축을 위해 감사3팀을 새로 두고 전사 업무에 대한 일상적 감사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강원도 최고기업=강원랜드는 공공기관으로서의 공익가치 실현을 위해 회사의 설립 취지에 맞춰 폐광지역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전미도박문제위원회(NCPG) 회원 가입을 통한 선진 도박중독 예방기법을 도입해 도박중독 예방활동의 확대를 통한 사회공헌 및 공익을 우선하는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신성장 동력 확보, 리조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친환경 힐링리조트를 조성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한다. 고객 선호도 및 최신 기술을 반영한 카지노 기기 교체 등 카지노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교육, 단기MBA, 현장중심의 직무교육 등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함승희 대표는 “강원랜드는 강원도 최고의 기업이다. 강원랜드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삼성보다 더 긍지를 갖게 하고, 강원도민들에게 젖줄이 되는 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친환경 종합리조트로 변신해야 할 원년”이라고 말했다.
정선=이명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