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신청도 올들어 11월까지 2,668건 접수 증가세 뚜렷
상인들 “손님 하루에 고작 1~2명 … 매출 지난해 대비 반토막”
지역 중기 내수부진에 부도 위기 … 연말 상경기 IMF 후 최악
연말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완전히 닫혀 중소상인들은 당장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업들도 부도위기에 내몰리면서 올들어 개인회생 및 파산신청이 급증했다. 더욱이 이 같은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IMF 이후 최대 위기'라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춘천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조모(52)씨는 최근 경기침체로 생산한 제품이 제대로 판매되지 않으면서 회사가 부도 위기를 맞게 되고, 조씨 본인은 그동안 금융권에서 받은 개인대출 등을 갚을 수 없게 되자 법원에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춘천지법에 따르면 이 같은 개인회생신청은 올들어 11월까지 모두 2,668건이 접수됐다. 매년 말 기준으로 2010년 1,329건으로 바닥을 쳤다가 2011년 1,850건에 이어 2012년 2,802건, 지난해 2,937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개인파산 신청도 2010년 2,866건, 2011년 2,418건, 2012년 1,622건, 지난해 1,364건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 올 들어서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달 말까지 모두 1,226건이 접수됐다. 연말까지는 지난해의 통계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소비침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춘천의 한 대형마트의 경우 연말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장난감이나 케이크, 의류 등의 선물용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가 많았지만 올해는 단품 위주로 소비가 이루어지면서 매출은 예년보다 3~4% 정도 떨어졌다.
전통시장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 강릉 중앙시장의 한 건어물 판매업소는 하루에 고작 1~2명이 물건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고 오후가 되면 손님이 없어 일찌감치 장사를 접는 상가들도 늘고 있다.
원주의 전통시장 역시 고객유치를 위해 공연, 이벤트 등 각종 행사를 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찾지않아 모든 업종에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반 이상 줄어들었다.
박태길 원주 중앙시장상가번영회장은 “연말 특수는 커녕 손님이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노인, 외곽지역 시민들이 전통시장이 주고객인데 날이 추워서인지 올해는 시장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지역의 중소기업들도 내수부진으로 인해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중앙회 강원지역본부가 실시한 중소기업 업황실적 건강도지수(SBHI)는 단 한 번도 기준치(100)를 넘지 못했고, 하반기 들어 또다시 70~80대로 떨어졌다.
황규선 강원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의 경기전망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불필요한 낭비요인을 최소화하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김설영·원선영·임재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