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여파 안전교육 북적
다양한 프로그램 인기몰이
지난 5일 오전 제92회 어린이날 행사장. 봄내초교 2학년 김완수(9)군은 양 손가락에 깍지를 낀 채 '흉부압박법'을 배우고 있었다. '영차, 영차' 소리를 내며 모형 가슴을 힘껏 짓눌렀지만, 생각만큼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 김종렬(43·춘천시)씨는 “아빠, 엄마가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해 봐”라고 응원했고, 오주찬 춘천소방서 소방사는 “4분 이내에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빠와 119소방관 아저씨의 격려에 9세 김군의 고사리손에는 더 큰 힘이 들어갔다. 이날 김씨 가족뿐 아니라 소방안전코너에는 '심폐소생술'을 배우려는 가족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뒤 열린 이번 어린이날 행사에는 시민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특히 '안전 코너'의 호응이 높았다.
춘천소방서의 미로 대피 체험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어린이들로 30~40m의 기다란 줄이 만들어졌고, 화재 대비 소화기 사용법과 심폐소생술 배우기 코너에도 하루 종일 어린이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강원일보사와 춘천시가 마련한 5월5일 제92회 어린이날 행사가 어린이와 부모들이 모인 가운데 '안전의식 캠페인장'으로 활용돼 의미를 더했다.
또 이날 행사장에는 안전 코너 이외에 이동식 동물원과 포토존, 축구왕 슛돌이, 비누클레이, 가족 줄넘기, 서바이벌 체험, 버블 체험, 교육과학 등 30여개 프로그램이 진행돼 아이들이 흥미와 재미, 호기심, 모험심, 가족애를 느끼게 했다.
김애라(여·49·춘천시)씨는 “바쁜 농사일 때문에 어린이날 어디 데려갈 엄두를 못 냈었다”며 “가까운 곳에서 동물도 보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재일·최승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