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新강원기행](185) 원주시 문막읍 건등1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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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쌀 토토미 주요 생산지

◇원주 문막읍 건등1리 김인기 이장이 친환경 우렁이농법단지에서 친환경 약재를 뿌리며 벼를 관리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취병산에서 바라본 건등1리 전경. 건등산 밑에 안긴 등안마을, 지샘물, 석지, 잔딧물마을, 원평 등 5개 자연부락이 넓은 평야를 옆에 끼고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최고령자인 신금순(92)씨와 주민들이 마을 장수의 비결로 손꼽는 전설의 8개의 우물 중 하나인 지샘물 우물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아래)

430년 전 경주김씨 상촌공파 집성촌

태조 왕건의 역사가 시작된 곳

병풍처럼 둘러싼 건등산 이름 따

전설 속의 '건등 八井' 장수 비결

넓은 곡창지대 친환경단지 변신 꾀해

여주·이천 최고 품질 쌀에 버금가

부지런한 주민들이 넓고 비옥한 토지를 열심히 가꾸니, 원주시 문막읍 건등1리는 예로부터 부자마을로 통했다.

430여년 전 경주김씨 상촌공파가 모여 살며 집성촌을 형성한 건등1리는 편하게 쉴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등안마을을 비롯해 석지, 지샘물, 잔딧물마을, 원평 등 5개 자연부락이 합쳐져 현재 85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태조 왕건의 역사가 시작된 곳, 이곳 건등1리 지명은 마을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건등산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됐다.

건등산은 고려가 세워지기 전 태조 왕건과 견훤이 문막 섬강을 옆에 끼고 마주 보며 격전을 벌였던 곳이다.

또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백제와 신라가 곡창지대와 한강으로 이어지는 섬강을 차지하기 위해 건등리를 두고 수없는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까지는 섬강을 이용한 영서지역 수운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1940년 중앙선 개통 이후 철도의 힘에 밀려 상업활동의 중심이 원주로 옮겨가게 되면서 전형적인 농촌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운명을 겪기도 했다. 이후 1980년대 말 농촌 일자리 정책을 펴면서 다시 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문막읍사무소와 불과 2.2㎞밖에 떨어지지 않은 건등1리는 오지마을이 아닌 오지마을로 통한다. 51번 시내버스의 종점이기도 한 건등1리는 아직도 오전 7시40분과 오후 6시 10분 하루에 두 번만 버스가 다니고 있다.

이마저도 1992년 경지정리를 하면서 도로가 만들어졌고 그 이후에 시내버스가 들어왔다.

마을 곳곳에는 도유형문화재 제86호로 지정된 김두한 가옥과 형제의 우애를 기리는 형제바우, 이달 선생이 왕건을 회상하며 쓴 건등산 시비 등의 유적이 남아있다.

특히 조선 후기에 건립하고 사한 김창일을 봉안했다는 취병서원은 건등1리 입구 주변이 취병서원지라고 알려져 있으며 1837년 수관찰사 한상익이 썼다는 목판은 현재 마을 주민이 보관하고 있다.

원주를 대표하는 장수마을로 손꼽히는 건등1리는 90세가 넘는 노인이 두명이나 있고 80대 이상의 노인도 20명에 달한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건등1리 전설 속에 내려오는 건등 팔정(八井)에 답이 있다.

주민들은 토물을 비롯해 가잼물, 잔댓물, 돌담물, 밭움물, 방가물, 황가물, 지샘물 등 마을 이곳저곳에 퍼져 있는 8개의 우물을 마시며 건강하게 장수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쌀과 아늑한 정취를 만들어 내는 260여m 높이의 건등산 정기를 받아 큰 재해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건등산의 정기를 이어받아 국내 동양철학의 권위자인 김충렬 박사를 비롯해 김병렬 전 국회의원, 김종열 박사 등이 배출됐고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기철 국사편찬위원과 김승호 안전행정부 인사실장도 건등1리 출신이다.

원주쌀 토토미의 주요 생산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건등1리의 주민들은 대부분이 벼농사에 종사하며 생활하고 있다.

현재 건등1리 마을 주민들은 마을의 넓은 곡창지대를 친환경단지로의 전환을 통해 농가의 소득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교급식에 의무적으로 들어가는 친환경 쌀을 건등1리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우렁이농법 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우수농산물(GAP)단지 33만㎡를 확보했고 올해 처음으로 12만2,100㎡의 논에 쌀을 심어 수확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곧 친환경 쌀 인증도 획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인기 이장은 “건등1리 평야지대의 쌀은 이미 여주나 이천 등 전국 최고 품질의 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매년 친환경 단지를 확대해 쌀 생산량을 늘리는 등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자급 자족이 가능한 마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주=오윤석기자 papersuk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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