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에서 보는 강원대와 밖에서 동문이 바라보는 강원대가 많이 다른 것 같다. 강원대학교는 세계적인 스크립스 연구기관을 유치하고 재학·입학생수 면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교수 및 학생 수는 전체 거점대학에서 최상위권이다. 총장도 국립거점대학 총장협의회 회장이다. 수도권 전철이 완성되어 수도권 대학이라고 입시설명회에서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강원대는 대학 평가에서만큼은 지극히 겸손하다. 도세가 작으므로, 통합대학이므로 그런 환경이 고려되어야 하고, 지방대학이므로 특별한 잣대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강원대는 스스로 어정쩡한 지위에서 필요할 때마다 유리한 기준을 적용하는 유연성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이해하기 곤란한 일들도 많이 있다. 삼척대학교와 통합을 하고 거점대학이므로 법학전문대학원 등을 유치할 때 가산점을 요구한다. 영동 영서의 모든 도민과 단체로부터 발전기금을 모금한다. 모금한 금액은 춘천, 삼척캠퍼스 각각 따로 관리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특별히 삼척캠퍼스라고 기재하지 않고 발전기금을 내면 당연히 춘천의 몫이고 삼척캠퍼스에서 모집한 발전기금만 삼척의 몫이다. 학생들의 장학금도 그렇다. 발표된 2010년도 통계에 의하면 춘천캠퍼스는 대학생 1인당 103만8,000원이고 삼척캠퍼스는 63만8,000원이다.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대학평가에서는 통합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평균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통합한 지 6년이 지나고 있다.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어디에서도 춘천캠퍼스란 표지판은 찾아 볼 수 없다. 지난 9월23일 강원대학교가 '국립대학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으로 선정되었다'는 뉴스는 동문인 나의 귀를 의심케 하였다. 우리 모교가 이 정도인가 하는 충격에 멍한 기분이다. 합리적인 잣대가 아닌 충원율을 과도하게 산정했다는 대학의 발표문에서 한 줄 위안을 얻을 수 있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또 다른 곳에서는 삼척캠퍼스가 산업대학이었으므로 교육환경이 부실했고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통합 전 삼척대학교가 산업대학인 것은 사실이다. 중앙일보 평가와 교육과학기술부 평가를 보면 서울산업대(현 서울과기대)와 부경대는 강원대학교보다 월등히 높은 순위에 위치하고 있다. 부산산업대와 해양대가 통합되어 바뀐 부경대학이다. 천안산업대학과 통합한 공주대학교는 왜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는가? 진주산업대도 없다. 통합 전 삼척대학교는 산업대학 평가에서 항상 중상위권에 포진되었으며, 72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학이다. 하지만 통합강원대학교에서는 마치 삼척캠퍼스의 충원율이 하위 15%에 들어간 결정적인 변수이고 허접하고 부실한 대학이라는 뉘앙스로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다. 충원율 지표 반영률도 대학의 발표 내용과 매스컴에서 30%라고 하는데 교과부에서는 20%라고 한다. 누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을까? 이렇게 삼척캠퍼스 충원율을 강조하는 것이 마치 통합강원대의 정책적인 실패를 호도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아 보인다. 혹 잘못 진단해 이상한 처방일 될까 걱정이 된다.
삼척캠퍼스는 제1캠퍼스와 제2캠퍼스(도계)로 구성되어 있다. 삼척 제1캠퍼스의 충원율만 살펴보아도 춘천캠퍼스의 충원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삼척캠퍼스의 충원율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며, 다른 한편으로는 충원율에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상황관리를 잘못한 책임도 작다고 할 수 없다. 매우 곤혹스럽지만 모교 총장의 책임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이제라도 지난 시간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냉정한 반성 위에 새로운 대학경쟁력 향상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역경이 없는 성공은 없다. 통합강원대학교의 춘천캠퍼스도 삼척캠퍼스도 동반 발전해 빠른 시간에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진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유연한 사고로 대처해 주기를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