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묘사된 학교 내 불법 도박과 그로 인한 범죄의 굴레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화면 속 허구로만 치부했던 이 잔혹한 풍경이 지금 강원지역 학교 현장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경찰청이 실시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결과, 강원도 내 2개 고등학교에서만 무려 68명의 학생이 무리 지어 자진신고를 했다. 도내 전체 신고자가 78명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청소년 도박이 이미 일부 학생의 일탈을 넘어 학교 공동체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음을 증명하는 서글픈 방증이다.
드라마는 현실의 거울이라지만, 이번에 드러난 청소년 도박의 실상은 드라마보다 더 참혹하다. 도박 빚 400만원을 갚아주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폭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15세 소년의 도박 자금은 3,000만원에 이르렀다. 차량 털이와 가출을 반복하며 1,600만원을 도박 계좌에 쏟아부은 17세 학교 밖 청소년의 사례 역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손가락 장난이 결국 가정을 파탄 내고 일상을 범죄로 물들이는 중독의 늪이 되어 아이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원지역의 통계는 유독 치명적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2025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강원·제주권 청소년의 도박 경험률(5.2%)과 최근 6개월간 도박 지속 비율(29.5%)은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꼴(55.8%)로 스마트폰 팝업창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도박 광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원지역의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화·여가 인프라와 강력한 동질성을 지닌 또래 문화가 결합하면서 도박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다고 진단한다. 놀 공간과 즐길 거리가 부족한 아이들이 스마트폰 속 불법 오락의 유혹에 빠져들고, 이를 단톡방 등 또래 집단을 통해 급속도로 공유하며 ‘집단 중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강원지역의 도박치유서비스 이용자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장의 비명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후 처방식 상담만으로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사이버도박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아이들이 도박을 단순한 ‘게임''이나 ‘재테크''로 오인하지 않도록 하는 철저한 예방 교육이 시급하다. 이번 기회에 강원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강원경찰청, 그리고 전문 상담기관들은 머리를 맞대고 상시적인 ‘청소년 도박 방역망''을 구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