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물고기 집단 폐사 사태로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어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어업 피해 규모가 수개월째 제대로 집계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정부가 내수면 어업인에 대한 명확한 피해 보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일 K-water 소양강댐지사 회의실에서 국립환경과학원, K-water 소양강댐지사, 인제군, 어업인 대표 등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양호 붕어 폐사 대응 협의체 회의’를 열고 수질 분석 진행 상황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 현황이 공유됐으며 관계기관별 대응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업인들은 정작 가장 시급한 문제인 피해 보상과 생계 대책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회의에 참석한 어업인들에 따르면 정부측은 현재 내수면 어업인들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 보상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설명에 어업인들은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 정부측 참석자가 “소양강댐은 다목적댐으로서의 목적과 기능이 우선이며 내수면 어업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어업인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양호 내수면어업인 A씨는 “댐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고 정부 정책에 따라 농업에서 어업으로 전환한 주민들이 수십년간 생계를 이어왔는데 어업이 부차적인 문제라는 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생계를 잃은 어민들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말했다.
어업인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 규명이 늦어지면서 보상 논의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은 황화수소 발생 여부와 퇴적층 오염 상태, 인(P) 농도 변화, 수심별 수질 특성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중이다.
그동안 조사에서는 저층수에서 치명적 독성가스인 황화수소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빈산소 현상과 세균성 질병인 에로모나스균 감염 가능성 등 복합적인 원인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어민들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제시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어업인 B씨는 “황화수소 검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여러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원인이 모호해지고 있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상류지역 농업용 비료 유입 저감, 호수 상류 준설, 수질개선 사업 확대, 어류 수거비 지원 등의 대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부분 중장기 과제에 머물러 당장 조업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어민들은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점에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회의 자료가 인제군과 어업인들에게 제공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관련 내용을 제대로 공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