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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한 표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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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 기자

“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1963년 8월28일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자신의 꿈을 연설했다. 당시 미국 헌법은 모든 시민들에게 투표권을 보장하고 있었으나 실제 많은 지역에서 흑인들은 ‘표''를 행사할 수 없었다. 평등한 정치 참여와 ‘한 표''를 꿈으로 표현한 그의 연설은 인류와 민주주의에 새로운 영감을 줬다. ▼마틴 루터 킹의 연설 이후에도 미국 셀마 지역에서는 여전히 흑인들의 투표가 금지됐다. 이에 1965년 셀마의 시민들은 몽고메리까지 87㎞를 행진했다. 비폭력 시위였지만 현지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시위에 동참한 백인 제임스 리브가 크게 다쳤다. 셀마의 병원들은 흑인의 편에 선 제임스 리브의 치료를 거부했다. 그는 끝내 숨을 거뒀고 미 전역이 충격에 들끓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을까. 강원도지사를 뽑는 표의 가치를 계량화해보자. 강원도정의 1년 총예산(2026년 기준 8조6,696억원)을 선거인수(132만9,742명)로 나눈 후 임기인 4년을 곱해 한 표의 가치를 2,607만원이라고 계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는 최소한의 가치를 표현한 숫자일 뿐 실제 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고 무게는 더 무거울 것이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란 나무는 피와 희생을 먹으며 자라왔기 때문이다. 이 명제는 앞서 언급한 미국의 사례는 물론 대한민국 현대사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던 6·3 지방선거의 대여정이 끝났다. 민선 9기 강원특별자치도지사와 18개 시장·군수가 선출됐다. 이들은 수개월간 유권자들을 만나며 ‘한 표의 가치와 무게''를 체감했을 것이다. 유권자들이 당선인들에게 보낸 소중한 한 표는 수백년간 인류의 희생과 헌신이 누적된 민주주의의 결정체이다. 그만큼 당선인들에게는 무거운 사명이 주어졌다. 자신을 뽑아준 표는 물론 상대 후보를 지지한 표에도 민주주의의 역사와 책임·의무·사명이 담겨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당부드린다.

최기영부장·answer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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