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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출신 이혜숙 시인, 다섯 번째 시집 ‘기억의 편린’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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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화된 일상과 기억을 시적 언어로 승화…생의 고통을 껴안은 시인의 고백

삼척 출신 이혜숙 시인이 10년 만에 다섯 번째 시집 ‘기억의 편린’을 상재했다. 파편처럼 흩어진 일상의 조각들을 집요하게 모아 시어(詩語)로 빚어낸 결실이다.

이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창작 과정의 고통과 숙명을 절절하게 고백했다. 시인은 “멀어져간 시의 ‘편린’들 시한폭탄처럼 끌어안고 참 많이도 울었다”며 “정수리로 내리꽂듯 한 심장 한복판이 수천수만 개의 대못에 찔린 듯 고통으로 다가와 버티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내 “나는 ‘시’ 마당에서 언제나처럼 유영하듯 놀다 가리라”라며 시를 향한 변함없는 애정과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시인의 세계관은 시집에 수록된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거미의 현을 타다’에서는 행인의 구두 발밑으로 떨어져 주검을 당하는 거미를 통해 길 위의 세상과 생명의 스러짐을 섬세하게 묘사했고, ‘변명’에서는 팍팍한 삶 속에서 자녀들에게 느꼈던 미안함과 회한을 눈물겹게 그려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경호로 가는 길’에서는 자연 풍경과 자아가 물아일체 되는 서정성을 엿볼 수 있다. 개구리 울음소리와 옛 정자(월파정, 홍장암)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교교한 달빛 아래 호수가 강으로 흘러가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그려낸다. ‘들판’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고독과 상실감을 애절하게 노래한다. 허락도 없이 타인에게 너무 많은 마음을 내어주고 결국 빼앗겨 버린 채, 바람 부는 들판에 홀로 서서 ‘풀잎 되어 우는’ 시적 화자의 처연한 모습은 인간 고유의 고독과 애착을 정교하게 짚어낸다.

“내면이 깊을수록 사람은 깊어진다”는 철학을 강조한 이 시인은 “앞으로도 주변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상과 벗하며 펜(Pen)을 놓지 않고 글을 쓰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성원인쇄문화사 刊, 147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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