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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항소심서 징역 15년 구형…특검 “엄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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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7년 선고 1심과 같은 구형량…특검 “헌정질서 파괴 범죄 가담”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6.2.12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22일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앞서 1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그 절반에 못미치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계엄 당일 협조 사항을 지시받고 이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 무죄로 본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토대로) 당시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했다”며 유죄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엄 당시 임무를 지시받고도 용감하게 거부한 군인과 경찰의 모습과 대조된다”며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범죄에 가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언론사 단전·단수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시민들의 저항과 군인·경찰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으로 비상계엄이 신속하게 해제됐기 때문”이라며 “이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해외 사례만 보아도 내란죄는 모의에만 참여해도 20년 이상의 중형으로 처벌한다”며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 다시는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협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이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2025.10.17 사진=연합뉴스.


앞서 특검팀은 “판사 생활만 15년 한 엘리트 법조인 출신인 피고인이 단전·단수가 언론통제 용도였고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몰랐을 리 없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과 그 대가로 주어진 권력을 탐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아무런 지시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듣는 사람조차 낯부끄럽게 만드는 초라하고 비루한 변명”이라며 “거짓말, 증거인멸, 위증으로 후대에 교훈이 될 12·3 비상계엄 사태의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층 인사로서 대한민국의 은혜를 입고도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생각해 수사,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숨겨 역사 기록을 훼손하고 후세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점을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며 “피고인과 같은 최고위층의 내란 가담자를 엄벌해 후대에 경고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시대착오적 쿠데타를 기획하는 자들이 준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4.12.4 사진=연합뉴스

특검팀은 신문이 시작되자 이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담긴 문건을 받은 게 아닌지 캐물었다.

특검팀이 “피고인은 당일 오후 8시 26분∼9시 10분 대통령 집무실에 있었는데, 이 34분간 (단전·단수) 지시나 문건을 못 받았나”라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책상 위에 문건이 놓인 것을 봤을 뿐 직접 받은 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그날 오후 9시 10분께 집무실에서 나왔다가 14분께 다시 들어와 13초간 머물렀는데, 이때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만류하며 단전·단수 지시가 담긴 문건을 우연히 봤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지시를 직접 받은 적은 없지만 우연히 문건을 보게 돼 내용 자체는 인지했다는 취지다.

특검팀이 13초 만에 가능한 일이냐고 묻자 이 전 장관은 “한번 실험해봐라, 가능하다”고 맞섰다. 특검팀은 이후 이 전 장관이 오후 9시 48∼51분께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문건을 꺼내 읽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거론하며 문건 내용을 물었다. 이 전 장관은 이에 “부인이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제시간에 올 수 있을까 걱정돼 당일 일정표를 꺼내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대접견실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문건을 꺼내 보여주는 모습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선 “갖고 있었던 건 일정표 정도”라며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언제 알았냐’고 물어봐서 ‘저도 오늘 이 자리 와서 알게 됐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후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게 아니냐고 캐묻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이에 “윤 전 대통령을 만류하려고 집무실에 들어갔을 때 봤던 문건 내용이 궁금하고 걱정돼서 물어봤을 뿐”이라며 “그 외에는 일반론적인 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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