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와 예술을 사랑했던 ‘춘천의 간서치(看書痴·책만 보는 바보)’ 고(故) 김현식 작가의 1주기를 맞아 18일 춘천미술관에서 유가족과 지역 정·문화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1주기 추모전 오프닝과 유고집 발간보고회가 열려 고인의 삶과 헌신을 기렸다.
이날 행사에서 고인의 딸 김주희 씨는 “지난 1년간은 역설적이게도 아버지의 존재감을 더 분명하게 느낀 시간이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태어난 손주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인 윤미소 씨 역시 “공기로든 바람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같이 걷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문득문득 빈자리가 너무 컸다”며 예술과 사람을 끔찍이도 사랑했던 남편을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고인이 생전 춘천 지역사회에 남긴 묵묵한 공헌이 다시금 조명됐다. 육동한 춘천시장 예비후보는 고인이 지역의 크고 작은 필요를 마다하지 않던 너그러운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지난해 세워진 차상찬 선생의 동상이 대부분 고인의 기여로 만들어졌음에도 생전에는 본인의 이름을 뺐던 일화를 소개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춘천에 많은 기여와 흔적을 남겼다”고 애도했다. 허영 국회의원은 고인이 수집한 모든 기록물에는 ‘사람을 향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고 평가하며, 참석자 모두가 ‘제2의 김현식’이 되어 춘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고인이 남긴 문화적 유산을 이어가기 위한 다짐도 이어졌다. 유준 작가는 고인의 유고집과 추모 전시회를 기획한 배경을 설명하며, 깊이 슬퍼하기보다는 하늘에 있는 고인도 기뻐할 수 있도록 앞으로 힘차게 살아가자는 긍정적인 연대의 메시지를 던졌다. 달아실 출판사의 박제영 편집장은 고인의 소설과 우화집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주겠다는 생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앞으로 남은 자료들을 모아 책을 출간하고 달아실 출판사를 끝까지 지키는 것으로 마지막 선물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현숙 차상찬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고인이 2016년 달아실 미술관에 차상찬 문고를 개관하며 일제강점기 잡지와 지역 고서를 방대하게 수집했던 헌신을 기렸다. 정 이사장은 고인이 이 막대한 자료들을 춘천학연구소에 기증했던 점을 언급하며, “자료는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공유해야 할 가치라는 신념과 사명감을 보여주었다”고 깊은 존경을 표했다.
이번 1주기 추모식은 춘천이라는 도시에 짙은 흔적을 남기고 떠난 고 김현식 대표의 부재를 애도하는 동시에, 그가 남긴 숭고한 문화적 유산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참석자들의 다짐 속에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행사는 임덕호씨의 추모 퍼포먼스로 시작됐으며, 신현대, 김성호, 박광호씨의 추모공연 등이 이어졌다. 김현식 작가 1주기 추모전 ‘추억 그리움 너머’는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