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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원주 한옥 행정복지센터

한옥 행정복지센터의 개소 소식은 전통적인 행정 공간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그동안 관청은 높은 벽과 차가운 콘크리트 외관으로 상징돼 왔다. 늘 민원인의 목소리보다 굳어진 서류를 앞에 두고 있던 행정은, 때로는 주민과의 거리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최근 원주 명륜1동에서 문을 연 한옥 행정복지센터는 그러한 인식을 깨고, 행정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것 같다. 기와로 덮인 전통 한옥은 단순히 미적인 가치에 그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 나왔으면 좋겠다. ▼‘집은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다. 집이 소란스러우면 주인도 급하고, 집이 따뜻하고 여유로우면 주인도 너그럽다는 뜻이다. 한옥의 경우, 과시적인 요소가 아닌 절제와 여유를 중요시한다. 기와 아래 숨을 고르는 행정은 차분하면서도 주민들에게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지나친 화려함을 덜어내고 바람이 잘 통하게 한 한옥의 설계는 행정이 주민들의 발걸음을 더 가볍게 하기를 기대한다. 민원을 처리하는 공간이 낮아질 때, 그 안에서 제공되는 행정 서비스는 높아진다. 이는 물리적인 높이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친근함과 소통의 방식을 의미한다. ▼한옥 청사는 그 자체로 랜드마크가 아니다. 그것은 행정의 새로운 태도를 담은 공간이다. 그 태도는 행정 서비스의 방식, 즉, 주민과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명륜의 한옥이 묻는 것은 “행정은 여전히 높은가?”라는 질문이다. 이제는 그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차례다. 행정이 주민들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어떻게 더 낮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 ▼명륜의 한옥 행정복지센터가 주민의 잦은 발걸음 소리로 행정 서비스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새 공간으로 태어나길 기대한다. 공무원들의 행정 서비스는 단지 결과물에 머물지 않고, 그 과정을 통해 주민들에게 신뢰를 쌓는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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