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난 쿠팡에 대해 경찰이 유출 규모 축소 여부에 대해 집중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26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출 자료가 얼마만큼인지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면서도 "3천만건 이상 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쿠팡 측의 유출 규모 축소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지에 관한 질문에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쿠팡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앞서 전직 직원인 중국 국적 A씨가 탈취한 보안 키를 사용해 고객 계정 3천300만개의 기본적인 정보에 접근했으나 이중 약 3천개 계정의 고객 정보만 저장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와 달리 경찰은 유출된 계정이 3천만개 이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경찰은 쿠팡 측의 '셀프 조사' 발표 의혹 관련한 디지털 전자기기 등 분석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라고 밝혔다. 유출된 계정들에는 이름과 주소, 이메일 등 여러 정보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같은 쿠팡의 셀프 조사 발표 경위를 수사하기 위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해둔 상태다. 로저스 대표 측은 지난 5일과 14일 각각 1차, 2차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이에 불응한 바 있다.
경찰은 2차 출석이 무산되자 당일 로저스 대표 측에 3차 출석을 통보했으며 3차 출석일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3차 출석 요구 일자는 밝히지 않았다.
박 청장은 3차 출석요구 불응 시 로저스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가능성에 대해 "무조건 체포영장 신청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3차 출석을 왜 안 했는지도 따져봐야 해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누구든지 통상 절차에 따라서 진행된다", "사유가 충족되면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경찰 수사에서 3회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게 통상적이다.
경찰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본류인 유출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 중이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를 통해 유출 피의자로 특정된 A씨에 대한 소환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인터폴 측으로부터 특별한 응답은 없는 상황이다.
박 청장은 "외국인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인터폴이 강제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 협조가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다만 "끝까지 피의자(A씨)를 직접 불러다 조사해 한국법으로 처벌한다는 목표하에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2일에는 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조사하고, 관세 및 기타 제재를 포함한 적절한 무역 구제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또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들 투자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 정부를 상대로도 중재 신청을 제기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들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한국 당국이 쿠팡을 겨냥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국내 쿠팡 사태의 불길이 미국으로 번지자 정부는 진화를 위해 즉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김민석 총리는 현직 국무총리로서 이례적인 단독 방미에 나서 지난 23일(현지시간)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한미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쿠팡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총리는 "제가 마치 쿠팡을 향해 특별히 차별적이고 강력한 수사를 지시한 것처럼 인용한 것이 사실무근이었음을 제 당시 발언록 전문을 공개함으로써 반증한 (우리 측) 보도자료를 영문으로 번역해 현장에서 (밴스 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쿠팡 문제에 대해 미국 기업에 차별적 대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명료히 얘기했고, 밴스 부통령은 아마 한국 시스템 아래 법적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이해를 표했다"며 "그럼에도 밴스 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 정부 사이에 오해를 가져오지 않도록, 과열되지 않게 잘 상호 관리를 하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