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한동훈 "계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반드시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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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4개월여 앞두고 당 안팎에선 '극한 분열'에 대한 우려 목소리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1.14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른바 '당원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자 한동훈 전 대표는 14일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했다"며 "국민, 당원과 함께 이번 계엄도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리위가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게 사태'를 '여론 조작'으로 규정하고 최고 수위인 제명 결정을 내리자 윤리위 심사 결과가 '허위 조작'이고 이를 토대로 제명한 것이라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윤리위 결정이 이미 답을 정해 놓은 결과라며 "재심을 신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회견에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형동·배현진·박정훈·정성국·고동진·유용원 의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이 배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1.14 사진=연합뉴스

앞서 13일 밤늦게 한 전 대표 제명을 확정한 당 윤리위는 14일 오전 1시15분 보도자료를 배포해 당게 사태와 관련해 한 전 대표에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6인 체제'를 갖춰 공식 출범한 윤리위가 전날 오후부터 비공개로 마라톤 회의를 진행해 속전속결로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것이다.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잘못된 과거와의 절연'을 약속하며 당 쇄신안을 발표한 지 꼭 1주일 만이다.

공교롭게도 12·3 비상계엄으로 재판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검이 '사형'을 구형한 날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 결정이 나왔다.

이 재판을 이른바 '내란몰이'로 보는 강성 당원들의 반발이 최고조에 이를 것을 고려해 윤리위가 이날을 디데이로 삼은 것이라는 등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의 가족이 익명으로 당원 게시판에 비방 글을 올린 의혹이 불거지며 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판단에서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심야까지 열린 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논의한 끝에, “피징계자 한동훈을 당헌·당규 및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제1호, 2호, 윤리규칙 제4조에서 제6조 위반에 따라 제명 처분한다”고 밝혔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하는 조치로, 국민의힘 당규상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네 가지 징계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처분이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으며, 그 결과로 민심 이탈과 당의 발전 저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 전 대표가 해당 게시글과 관련해 “가족들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점을 들어, 가족이 실제 글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문제의 게시물이 두 개의 IP 주소를 통해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작성됐고, 단순한 감정 표출이나 비판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봤다. 이들은 “이는 정상적인 여론 수렴과 게시판 운영을 방해한 업무방해 행위”이며, “당의 명예와 이익에 중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안에 대해 중징계를 하지 않으면 당원게시판이 악의적 비방, 중상모략, 공론 조작의 공간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며 “중징계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가 조사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통해 위원회를 공격했다고도 주장했다. 위원회는 “그의 행위는 재판부에 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마피아나 테러 조직에 비견될 정도”라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왼쪽)와 한동훈 전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장동혁 대표와 한 전 대표가 정치적 해법 모색 없이 사생결단식으로 정면충돌하면서 당 안팎에선 '극한 분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15일 최고위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도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가 이날 징계의결서를 본인에게 발송하면 10일 이내에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다. 이에 한 전 대표가 재심 청구를 하지 않으면 오는 26일 열리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 징계가 최종 확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한 전 대표 본인이 이날 "재심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15일 최고위로 의결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최고위 인적 구성을 볼 때 친한계인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비주류 양향자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뚜렷하게 반대 의견을 낼 분위기가 아니어서 한 전 대표 징계안이 반려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대체적인 당내 전망이다.

장 대표는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결정을 뒤집고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수순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 나와 "이 문제를 빨리 결론 내야 한다는 일종의 공감대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당내 갈등을 더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안 가도록 지도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채널A 유튜브에서 "윤리위 결정은 '윤석열 시대'가 당에서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때 법무부 장관이 돼 당 대표 자리에 올랐던 한 전 대표까지, 현 지도부가 결별할 과거 세력으로 바라보는 뉘앙스가 읽힌다.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1.14 사진=연합뉴스

한 전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은 오전 8시께 서울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비롯한 대응책을 모색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당내 민주주의 사망"(송석준), "국민의힘은 당 대표 한 명의 사유물이 아니다. 끝까지 싸우겠다"(정성국), "'윤 어게인' 세력을 앞세운 정당사에 남을 최악의 비민주적 결정"(박정훈)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 전 대표 측은 이날 윤리위가 결정문 내용을 두 차례 수정한 것을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꿰맞추기 징계'를 한 증거라고 부각하기도 했다.

반면 장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당직자를 비롯한 당권파는 윤리위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지도부 한 인사는 "여태까지 이렇게 시끄러웠는데 제명을 안 하고 대강 징계하고 넘어가는 것도 우스운 것 아닌가. 최고위에서 최종 의결되고 나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 다수인 영남권·중진 의원들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공개 발언을 자제한 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당내 모임 중 유일하게 소장파와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대안과 미래'가 오전 긴급 회동을 하고 윤리위 결정을 재고하라는 입장을 냈다. 의원총회 소집과 당 대표 면담도 요구했다.

이 모임 주요 멤버인 권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리위 결정에 대해 "당내 민주주의를 짓밟고 당 통합을 해치는 한밤중의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최고위 결정 전 한 발짝씩 물러나 '정치적 해법'을 찾자는 의견도 나왔다.

3선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는 사과하고 장 대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썼고, 5선 권영세 의원도 "제명은 과한 결정으로 최고위도 한 전 대표 측 의견을 충분히 들어 합리적 결정을 내려야 하고, 한 전 대표 측도 당내 절차에 협조하고 적극 소명해야 한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번 결정이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 또 한 번 내홍을 노출하며 지지층 이탈을 낳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만 친한계 현역 의원들이 뭉치더라도 당 안팎에서 나돌던 '2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설'이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 눈에 이 일이 어떻게 비칠지 여론의 향방이 중요하다"면서도 "당내 싸움에 끼어들기 싫어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이번 일로 장 대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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