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강원교육의 현주소를 돌아보면 마음을 무겁게 하는 숫자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데이터가 보내는 경고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지금 강원교육 관련 여러 지표들은 분명, 우리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강원 학생들의 전반적 학교생활 만족도는 2024년 기준 53.8%로 전국 평균(57.3%)을 밑돌고, 강원도 특성화고 학업 중단율은 5.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학교가 아이들의 삶을 끝까지 붙잡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이며, 한 해 수백 명의 아이들이 배움의 길에서 조용히 낙오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학생들의 정신건강도 우려스럽다. 2024년도 강원의 청소년 스트레스 인지율(42.6%)은 전년 대비 5.8% 급증했고, 우울감 경험률(28.9%) 또한 3.9% 높아지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공식 통계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의 자살 시도와 극단적 선택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논의에 앞서, 이미 이곳에 살고 있는 강원의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내고 있는지 먼저 물어야 하지 않을까.
학력 또한 불안하다. 충분히 신뢰할만한 학력 지표가 부족한 상황에서, 2025학년도 강원 학생들의 수능 평균 점수는 수학은 전국 최하위, 국어는 15위에 머물렀다. 서울대 합격생 수로만 따지면 2020년 65명에서 지난해 40명으로 5년 새 40% 가까이 감소했다. 시험 성적이 핵심 교육지표라고 강조해온 도교육청의 정책 기조를 떠올리면,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럽다.
도민들의 인식은 이미 현실을 앞서가고 있다. 강원일보 창간 79주년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이 가장 심각한 교육 문제로 꼽은 것은 ‘교육격차’(22.3%)였다. 지역 간, 학교 간, 학생 간 격차가 겹겹이 쌓이며 강원교육의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체감이다. 여기에 기초학력 저하, 교권 침해, 사교육 의존 심화에 대한 우려가 뒤를 이었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강원교육이 아이들의 삶을 충분히 지탱해 주고 있는가에 대한 집단적 질문이다.
교육 문제에는 사회구조와 문화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그래서 지표 그 자체보다 이를 마주하는 교육행정의 역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영역에서도 신뢰의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청렴도 평가에서 강원도교육청은 종합청렴도와 청렴 체감도 모두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특히 청렴 노력도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최저 5등급을 기록했다. 이만하면 완전 낙제 점수다.
지난해 6월, 강원교육전환대토론회 준비모임이 도민 1,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교육감과 교육청이 교육 주체들과 잘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3.7%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처럼 청렴과 소통 영역에서 낮은 신뢰를 받는 교육행정이 과연 교육 주체들의 지혜를 모아 위기를 넘을 수 있을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제 희망의 새해를 준비해야 한다. 2026년은 이 위기의 숫자들을 바꾸기 위한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학업 중단율은 낮추고, 기초학력 도달률은 높이며, 교육행정에 대한 신뢰 지표는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강원도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불리해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려주는 해가 되어야 한다.
새해를 맞아 다시 묻는다. 우리는 이 숫자들을 그대로 두고 변명만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책임 있게 바꿔낼 것인가. 2026년은 그 질문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답하는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