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경제통으로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파격 발탁된 이혜훈 후보자는 30일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그러나 당시에는 내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1년 전 엄동설한에 내란극복을 위해 애쓴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오늘 솔직하게 고백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기획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둔 지금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순 없다"면서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나의 판단 부족이었고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서 용기 있게 행동하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 앞에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그런 공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민주주의 지키려고 추운 겨울 하루하루 보내고 상처받은 분들, 나를 장관으로 부처 수장으로 받아들여 줄 공무원들, 모든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저의 오판을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 명령이라 생각했다"며 "계엄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 갈등·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혼신의 힘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지난 28일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 이 후보자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자로 파격 발탁해 관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실용 인사의 일환으로 평가 받는 이번 인선은 여당 내에서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배신자'라며 즉각 당에서 제명 조치를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 후보자는 그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명시적으로 반대해왔다"면서 "윤 전 대통령과 확실하게 결별한게 맞냐?"며 공개 해명을 요구하는 등 당분간 이번 인선을 둘러싼 파장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제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중구성동구갑에 출마한 바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의 야권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를 향한 여권 내부의 의구심과 관련해 전날 "차이를 잘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일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의사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