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첫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20일 출석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도착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는 지난 7월 2일 특검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 진행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다.
수사 기간이 오는 28일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사가 사실상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의혹, ▲공직 인사 청탁과 함께 귀금속 등을 수수했다는 '매관매직'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 인근으로 변경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 등을 차례로 다룰 계획이다. 각 혐의에 대해 담당 검사나 수사관이 순차적으로 신문을 진행한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유정화·채명성·배보윤 변호사가 입회했다. 윤 전 대통령의 거부로 인해 영상녹화는 진행되지 않았다.
조사에 앞서 유정화 변호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건희 여사가 귀금속을 수수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김 여사와의 협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협의나 청탁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로부터 2억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이우환 화백의 1억4천만 원 상당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이외에도 2021년 말 대선후보 당시 공개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허위 이력 논란 등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고 있다.
또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이 전 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김 여사가 고가 금품과 인사 청탁을 받은 과정에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은 2023년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 소유지 방향으로 변경한 혐의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할 예정이다.
최근 조사에서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한 김 여사와 달리, 윤 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진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는 건강상 문제 등을 이유로 일부 조사에 불출석했지만, 10월 중순부터는 꾸준히 조사에 응하며 방어권을 행사해왔다.
다만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해온 만큼, 이번 조사에서도 유사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 대비해 상당한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은 수사 기간이 8일에 불과해 조사 내용을 모두 다루지 못할 경우에도 윤 전 대통령을 재소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마무리되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재판에 넘길 혐의를 추리는 한편, 공소장 작성과 증거 정리, 잔여 사건 이첩 등 마무리 작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