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李대통령 "규정 위반하고도 '뭐 어쩔건데?' 이런 태도 취하면 회사 망한다는 생각 들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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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위원장 "반복 중대 위반엔 매출 10% 과징금 추진"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안 하고 따라 나라가 흥하고 망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2 사진=연합뉴스

최근 쿠팡, SKT, KT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원래는 이런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위반하고도 '뭐 어쩔 건데' 이런 태도를 취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해당 기업의 전체 매출액 3%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으며, 책정 기준은 직전 3개년 매출액의 평균을 활용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도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행령을 고치자"며 "직전 3년 평균이 아닌, 3년 중 최고 매출액을 기준으로 3%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반복 중대 위반사례에 대해서는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집단소송제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단체소송 규정에는 권리 침해 행위에 대해 금지 청구만 명시돼 있고, 손해배상 청구 관련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은데 이를 손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겨냥, "전 국민이 다 피해자인데 일일이 소송을 하라고 하면 소송비가 더 들지 않겠느냐"며 "(집단소송제 보완을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2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들 기관은 사이버 정보 보안 침해 사고에 대한 조사 권한을 갖고 있는데, 최근 관련 사고가 급증하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응을 위해 강제 수사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다만 KISA가 준정부기관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공무원 조직이 아닌데 특별사법 경찰권을 주는 경우가 있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금융감독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을 사례로 들며 "특사경이 공무원이 아닌 경우도 많다. 공적 업무 위탁을 받으면 특사경을 임명할 수 있고, 지휘는 검사가 한다"며 "법에 근거해 주무 장관이 지정한다"고 설명했다.

송경희 위원장 역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KISA를 통해 개인정보 침해 업무를 같이 조사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현 제도상으로 강제 조사권이 없는데, (사고 관련) 자료 확보에 한계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강제) 조사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 매우 정상적인 것 같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기는 하다"고 했다.

대신 이 대통령은 "국가 공권력 행사를 민간 단체에 예외적으로 자꾸 허용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공무원을 늘려야 하는데, (국민이) 욕할까 봐 바깥에만 공무를 맡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논란이 없도록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2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업무보고에서 "공직사회, 넓게 보면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면 나라가 흥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한 뒤 "공직자의 마음과 자세,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실제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나라가 흥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치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이어 "아프리카의 경우 르완다가 대표적 사례"라며 "우리는 르완다라고 하면 폭탄이 터지는 곳에서 울고 있는 흑인 아이를 떠올리는데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면서 민주주의 발전이 이런 변화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전하면 시장경제도 제대로 발전한다"며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대신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인사 투명성 제고 등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 여러분에게 제일 중요한 게 보직과 승진이지 않나. 조금 더 큰 역할, 영향력 있는 일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클 것"이라며 "물론 그중에는 골프를 치는 게 꿈이라거나 용돈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체로는 인사가 관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돼야 일할 의욕이 생긴다"며 이를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고민을 좀 해야 할 사항 같다. 나중에 별도 보고에서 깊은 얘기를 하자"며 관련 토론을 마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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