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의 자유·평등 사상과 무산 조오현의 상생 정신을 잇는 시 전문 계간지 '유심'이 2025년 겨울호를 펴냈다.
겨울호의 문을 여는 작가는 김행숙 시인이다. 초대 시인으로 선정된 그는 ‘현관’, ‘양산 빌려드립니다’ 등 일곱 편의 신작 시와 에세이를 통해 독자들을 깊은 사유의 숲으로 안내한다. 특히 그의 에세이 ‘시지프스의 판본들’은 신화 속 형벌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시를 쓰는 행위, 혹은 산다는 것의 본질을 꿰뚫는다. 이어 김광규, 김경미, 강성은, 안미옥 등 23인의 시인들이 빚어낸 신작 시는 우리 시대의 다층적인 풍경을 보여주며, 김상규, 박희정, 배경희 등 7인의 시조 시인들은 정형의 미학 속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었다. 다채로운 기획 연재도 읽는 맛을 더한다. 김사인 시인은 ‘시인의 뿌리를 찾아서’를 통해 고향을 방문하며 시적 원형을 탐색하고, 차인표 작가는 ‘내 마음의 시 한 편’을 통해 따스한 감성을 전한다. 송재학 시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시가 있는 특별한 여행'은 텍스트를 넘어선 시각적 여운을 선사한다. 여기에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오정희의 산문까지 더해져 문학의 결을 한층 두텁게 만들었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 刊. 390쪽. 1만2,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