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정청래 "홍장원이 윤석열을 피고인이라 부르자 멘탈 나가…이런 자가 대통령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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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2일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 신문 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언급하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장원이 윤석열에게 피고인이라고 부르자 윤 멘탈 나감’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쇼츠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런 자가 대통령이었다니, 참 비루하다"고 적었다.

정 대표는 이어 "그런데도 여전히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더 비루하고 더 처참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발언은 전날 재판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재출석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피고인,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는 것 아니죠?”라고 반문하며, 윤 전 대통령을 법정에서 ‘피고인’으로 지칭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2025.9.26 [헌법재판소 제공]

앞서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자신에게 "방첩사에서 체포 명단을 갖고 활용하는데 지원을 요청한다"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에 "위치 추적은 영장 없이는 안 된다"며 "여 전 사령관이 그 말을 했을 때 '이 친구, 완전히 뭘 모르는 애 아냐'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홍 전 차장이 "들었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은 "'사령관이라는 놈이 수사의 '시옷(ㅅ)' 자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은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걸 시키고, 여 전 사령관은 지시를 받아 이런 걸 부탁한다는 게 연결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자 홍 전 차장은 "그러면 여인형이 독자적 판단으로 체포하려고 한 거냐"고 되물었고, 윤 전 대통령이 "그 이야기는 계속했다"며 말을 끊자 홍 전 차장은 "그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이 재차 질문하자 홍 전 차장은 "대통령이 지시도 하지 않았는데, 일개 군 사령관이 이재명 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여당 대표를 체포·구금하고 신문하겠다고 하겠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는 것 아니죠? 여인형이 왜 그런 요청을 한 겁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수사를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이라고 했고, 홍 전 차장은 "평소 같은 합법적 (상황)이라면 영장이 필요하겠지만, 비상계엄이 발령됐고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는 게 이미 탈법적 상황이지 않느냐"며 "탈법적, 초법적 상황이기 때문에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싹 다 잡아들이라" 발언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서 이번에 싹 다 정리해라"는 말과 함께 "대공 수사권을 지원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방첩사에 대한 인력·자금 지원도 지시도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이후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주요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받아 적었다는 게 홍 전 차장의 주장이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1.13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 전 대통령은 "대공 수사권·자금 이야기는 대통령이 방첩사 역량 강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지원해주란 의미로 받아들이지 못했느냐"고 했고, 홍 전 차장은 "그러면 '싹 다 잡아들이라'는 이야기는 누구를 잡아들이라는 거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제 관심사인 방첩사 역량 보강과 같은 차원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했나 묻는 것"이라고 했고, 홍 전 차장은 "싹 다 잡아들이라는 건 반국가단체란 거냐. 그러면 누구를 잡아들이라는 거냐"고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이 "반국가단체란 게 대공 수사 대상이 되는 사람들 아니겠느냐. 일반 사람들이 아니지 않냐"고 하자 홍 전 차장은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이 반국가단체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체포조 명단과 관련한 이른바 '홍장원 메모'는 이날 재판에서도 쟁점이 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반대신문에서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홍 전 차장은 최초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체포조 명단을 자필로 받아 적은 '1차 메모'가 있고, 이후에는 보좌관이 정서(正書·또박또박 쓰는 것)한 '2차 메모'가 있는데 둘 모두 폐기됐다고 밝혔다. 이후 보좌관이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3차 메모' 여기에 홍 전 차장이 가필(加筆·글씨를 덧대 씀)한 '4차 메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보좌관 기억에 의존해 재작성해보라고 한 게 맞느냐"며 최초 작성한 자필 메모와 이후 보좌관이 작성한 메모가 동일하지 않다며 메모의 신빙성을 공격했다.

홍 전 차장은 "다른 게 아니라 추가된 것"이라며 "기존에 있던 부분에 추가해서 메모했다는 뜻이지 처음과 다음이 다르다고 해석하는 건 오류"라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앞서 홍 전 차장이 국정원 청사 내부에서 여 전 사령관에게 체포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했는데, 국정원 폐쇄회로(CC)TV 화면상에는 홍 전 차장이 해당 시간에 청사 앞 공터를 지나고 있어 신빙성 논란이 벌어진 부분도 언급하며 "기억에 없는 진술을 하는 거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홍 전 차장에게 공작금 횡령이나 타인 명의 건물 매입 의혹 등을 언급하자, 내란 특별검사팀이 항의하면서 소란도 벌어졌다.

특검팀은 "'못 믿을 사람 아니냐'는 인신공격성 질문으로 보인다"며 "아무리 반대신문이라도 범위를 넘어섰다. 적절히 제한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좀 더 정확한 걸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부드럽게 질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 말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친분 등 사적인 질문이 이어지면서 신문이 길어지자, 홍 전 차장은 "팩트 확인보다 저를 창피주거나 인신을 공격하고 있다"며 "젠틀맨십을 잃으신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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