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당국, 트럼프 아시아 순방 중 김정은과 회동 가능성 비공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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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9년 판문점 회동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18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이와 관련된 협의가 있었던 정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준비 중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방문도 예정돼 있다.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검토해왔으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계획 수립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집권 1기 때와 달리, 현재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실질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초 북한 측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북한이 미국 측 서한을 수령하지 않아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백악관이 이번 순방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 경호팀이 두 차례 방한했지만 판문점은 방문하지 않았다고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지난 8월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올해 안에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김 위원장도 지난달 2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두 정상 간 만남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비현실적인 비핵화 요구를 버리고 평화 공존을 원한다면, 우리도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이 핵문제 언급 없이 대화를 원한다고 밝힌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전제 조건 없이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대화에 열려 있는 태도를 보였지만, APEC을 계기로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의 회동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으며 정부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각각 첫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고, 같은 해 6월에는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중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을 제안했고, 북한의 신속한 응답으로 이튿날 회동이 성사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돌발 제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전 조율 없이도 SNS 등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갑작스러운 회동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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