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 배구의 미래를 짊어질 초등생 유망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속초 교동초교 6학년 용지훈(12). 무려 205cm의 미들블로커인 그는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인제에서 열린 제58회 추계배 전국초등학교배구대회에서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임에도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점프하지 않고도 상대 공격을 차단할 만큼의 신장을 앞세운 블로킹은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가 배구를 시작한 건 불과 10개월. 그러나 체력과 균형감각, 순발력 등 기본기가 이미 완성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배수민 교동초 코치는 “키 큰 학생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며 “1월부터 훈련을 시작했는데 파워가 있고, 또래 중에서도 블로킹 능력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국내 프로배구에서도 키 2m를 넘는 선수는 손에 꼽힌다. OK저축은행의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201cm)과 미들블로커 박창성(200cm), 우리카드의 박준혁(205cm)·이상현(200cm), 현대캐피탈의 정태준(200cm), 대한항공의 임동혁(200cm)·최준혁(205cm) 등 전체를 합쳐도 10명 내외에 불과하다.

용지훈은 아직 성장 중이다. 신체 발달이 계속되는 만큼 포지션 전환의 가능성도 크다. 미들블로커뿐 아니라 아포짓스파이커나 아웃사이드히터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로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현재로선 같은 속초의 설악중 진학이 유력하다.
전문가들도 그의 성장에 기대를 품고 있다. 김상균 한국초등배구연맹 수석부회장은 “초등연맹 사상 가장 큰 선수”라며 “체형 관리와 전문 훈련을 병행한다면 침체된 한국 남자 배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인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